“정자수 59.3% 감소” 남성도 임신 준비해야 하는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과 출산연령이 높아지면서 남성 난임 환자 역시 늘고 있다. 그동안 난임 원인이 여성 60%, 남성 40%로 알려졌지만, 남녀가 절반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환경호르몬,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으로 정자수가 감소되는 요즘 건강한 임신을 하려면 아빠에게도 임신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 2017년 미국 마운트시나이의대와 이스라엘 예루살렘히브리대학 공동연구팀은 1973년~2011년 40년간 북미와 유럽, 호주 등 서구에 사는 남성들의 정자농도가 52.4% 감소했고 정자수는 59.3% 줄었다는 내용이 담긴 논문을 발표했다.

성삼의료재단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은 “자연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모양과 활발한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강한 정자는 앞으로 나아가는 운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와 중간부위, 꼬리 모양이 모두 정상인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정자들이 충분히 있어야 자연선택의 장벽을 극복한 후 난자를 수정시키고 임신을 잘 유지하게 해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아빠가 임신준비에 필요한 기간은 3개월 이상이다. 정자의 질적, 양적 개선을 기대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 정자가 만들어져 밖으로 나오기까지 총 3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정자’에 있다. 미즈메디병원 비뇨의학과 김기영 주임과장은 “정자 운동성 저하, 정자 수 감소 등 정자의 질이 떨어지면 임신 확률이 낮아지고 생활습관, 운동부족,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남성들의 정액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빠들을 위한 건강한 임신준비법 어떤 게 있을까?

◆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건강하고 성숙된 정자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과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한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면 프로락틴 호르몬이 증가하고 이 호르몬이 FSH, LH, 남성호르몬을 감소시켜 난임을 유발하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많아지면 긴장을 일으키는 교감신경이 활발해지면서 고환으로 가는 혈관을 수축해 혈액량이 감소하고, 결국 고환 내 남성호르몬이 감소하게 돼 정자 형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 수면이 중요하다
정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FSH, LH와 남성호르몬은 낮에 증가하고 밤에 감소한다.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거나 오랫동안 수면부족을 겪으면 호르몬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체중이 증가하게 되면 지방조직이 늘어나고, 늘어난 지방조직에서 남성 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바뀌는 비율이 높아진다. 여성호르몬 증가는 정자 생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체중조절이 필요하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멀리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 무리한 운동은 피한다
적당한 운동은 체내 활성화 산소를 연소시키고, 비만인 경우 지방조직 양을 줄여 여성호르몬 비율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지나친 운동은 활성화 산소를 과도하게 분비하게 해 정자 기능을 떨어뜨린다. 개인차가 있지만, 주 3-4회 1시간 정도씩 유산소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 술, 담배는 끊는다
흡연은 체내 활성화 산소를 증가시켜 정자 기능을 감소시키고 정자 핵의 DNA를 손상시켜 난임을 유발한다. 알코올 섭취로 간 기능이 떨어지면 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증가하는데, 정자 형성을 방해한다.

◆ 고환온도를 낮게 유지한다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질 때, 정자가 부고환이나 정관을 통해 이동할 때 고환 온도가 오르면 정자의 수는 물론 운동성과 모양에 나쁜 영향을 준다. 고환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으려면 사우나, 찜질방, 빈번한 반신욕은 피해야 한다. 몸을 조이는 속옷이나 바지는 입지 말고, 너무 오래 앉아 있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도 피하는 것이 좋다. 체온보다 1~2도 정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 정자의 질을 높이는 영양소를 섭취한다
비타민 C, E, 아연, 엽산, 글루타치온, 셀레늄, 카르니틴, 아르기닌, 코엔자임Q10 등의 영양소를 보충하면 정자의 여러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원인 불명의 남성불임 환자에서 임신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정자의 생성, 분화 과정에서 DNA 합성에 필요한 성분을 보충해준다. 활성화 산소로 인한 정자의 손상을 막아주며 정자 기능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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