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젊게 하려면 ‘이런 사람’ 꼭 있어야(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말을 잘 들어주는 ‘말 동무’를 항상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두뇌 건강이 크게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의대 연구팀이 평균 연령 63세인 2,171명을 연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뇌 용적이 줄어드는 40~50대의 경우에도 ‘말 동무’를 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연령이 4세나 더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연령은 자기 스스로 느끼는 나이이며,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느끼는 사람의 뇌 연령은 실제로 더 젊다.

연구팀은 내가 말을 하고 싶을 때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good listener)’을 항상 또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곁에 두는 것만으로도 인지적 회복탄력성(cognitive resilience)이 대폭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지적 회복탄력성이란 신체적 노화 또는 뇌의 질병과 관련된 변화에 비해 뇌가 기능을 더 잘 발휘하는 능력을 측정한 값이다. 이는 정신적으로 자극을 주는 활동, 신체 운동 및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등에 참여하면 높아질 수 있다고 신경과학자들은 말한다.

좋은 ‘말 동무’를 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뇌의 양이 줄더라도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속도가 훨씬 더 느리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골자다. 연구팀은 뇌의 노화나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병리학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성인기에 힘이 돼주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인지 기능의 저하를 막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데이비드 J. 레비도 조교수(신경과)는 “이번 연구는 인지 노화를 늦추거나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이 자신과 가장 아끼는 이들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증거를 추가한 셈”이라고 말했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약 500만 명으로 대부분 65세 이상이다. 연구팀은 특히 65세 미만의 사람들이 사회적 지원에 관심을 쏟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지 연령 4년은 엄청나게 귀중할 수 있다. 젊었을 때부터 뇌를 건강하게 하는 습관을 갖고 유지해야 하는데, 세월이 훌쩍 지난 다음에야 뒤늦게 뇌 건강에 지나친 관심을 쏟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또 “오늘, 바로 지금, 내 말을 잘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가 과연 있는지 스스로 묻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조엘 살리나스 박사는 의사가 환자를 볼 때 표준 사회력 항목에 ‘말 동무’가 있느냐는 질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해볼만 하다며 권했다. 그는 “외로움은 우울증의 많은 증상 가운데  하나이며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명한 ‘프레이밍햄 심장연구(Framingham Heart Study, FHS)’를 참가자들의 출처로 활용했다. FHS는 미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됐고, 가장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지역사회 기반의 코호트(동일집단)에 속한다. 연구팀은 경청, 유익한 조언, 사랑과 애정, 정서적 지지, 가까운 사람들과의 충분한 접촉 등 도움이 돼주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활용 가능성을 두루 분석했다.

또한 FHS의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스캔 및 신경심리학적 평가를 이용, 전체 뇌 용적(total cerebral brain volume)이 전체 인지에 미치는 상대적인 영향으로 참가자의 인지적 회복탄력성을 측정했다. 뇌 용적이 적으면 인지 기능이 낮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뇌 용적과 인지 수행능력(cognitive performance)간의 관계에 대한 사회적 지지의 영향을 조사, 분석했다. 연구에는 뉴욕대 외에 하버드대·보스턴대 의대 등 유수한 대학 및 병원 8곳이 참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1 개의 댓글
  1. 김영섭 기자

    내가 힘들고 외로워 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 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의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 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댓글을 달아주세요.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