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가도 RSV와 독감이 기다린다

2021-22년 가을과 겨울 동안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인플루엔자가 유난히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영국의학협회의 한 보고서가 경고하고 나섰다. 7월 19일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조치가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함께 억제됐던 호흡기질환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보고서의 저자들은 “보건기관들이 호흡기질환의 유행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면서 “독감, 코로나19, RSV에 대한 현장진단과 공통검사 시행과 독감 취약 층에 대한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고 국제 의학잡지 랜싯이 6일 보도했다.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코로나19 예방조치는 RSV와 독감 같은 호흡기 병원체의 전염을 극적으로 감소시키는 부수적 효과도 거뒀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병원들은 2020-21 시즌 급성 기관지염으로 치료된 소아과 환자의 수가 예년에 비해 80% 이상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2020년 남반구 겨울 동안 호주,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독감발생은 51건에 불과했다. 미국 역시 2020-21년 독감시즌이 1997년 이후 가장 온화했다. 문제는 이런 호흡기질환의 급감은 그에 대한 인간면역력의 약화도 가져오기 때문에 이들 바이러스의 확산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RSV는 대부분 2살 이전의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급성호흡기질환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중환자실 의사인 샬롯 서머스 박사는 “현재 18개월에서 2년 사이 아이들은 대부분 이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염 대상 인구가 많기에 바이러스가 돌기 시작하면 발병 규모도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여름이 몇 주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미국에서 RSV 발병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이 봉쇄조치를 유지하지 않는 전제 하에 시행된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RSV 발병률은 평소보다 1.5~2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의사협회는 소아병동과 소아집중치료실이 RSV 환자가 유입될 사태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독감에 대한 모델링 연구 결과는 비슷했다. 서머스 박사는 “독감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진 데다 독감백신에 무엇을 주입해야하는 지를 결정하기 위한 사례 자체가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독감이 유행하지 않은 탓에 면역력이 생긴 인구 역시 많이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프린스턴대 생태·진화생물학과 레이첼 베이커 교수는 “독감 바이러스가 돌아오면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며 “신종 플루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어떤 변종이 등장할지가 모두 의문”이라고 말했다.

베이커 교수는 “지난 겨울에는 코로나19만 대응하면 됐지만 올 겨울에는 독감, 코로나19, RSV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면서 봉쇄조치가 해제되더라도 인구가 붐비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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