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치료에 유용한 ‘통증 지도’란?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의 몸에서 어느 부위가 아픈지를 표시하는 통증 지도(pain map)가 만성 통증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계획을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에 의하면 통증의 분포는 통증 강도, 기분과 수면에 미치는 영향, 신체적 업무 수행능력에 대한 파급 효과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만성 통증은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다. 삶의 질 저하, 진통제 의존성, 정신 건강의 악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증의 경험은 복잡하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정량화하거나 의료 전문가와 소통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환자가 스스로 통증을 느끼는 부위를 표시하는 신체 지도(body map) 혹은 통증 지도가 있다면 이 정보를 다른 징후와 증상과 결합해 진단을 확인하고 개인별 치료 방향을 세울 수 있다.

게다가 통증 지도가 보여주는 독특한 통증 분포 패턴은 그 자체로 빠르고 쉬운 검사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패턴을 분석해 3개월 뒤 환자의 통증과 신체 기능이 개선될 수 있는지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연구는 ‘플로스 원’에 발표됐다. 원제는 ‘Hierarchical clustering by patient-reported pain distribution alone identifies distinct chronic pain subgroups differing by pain intensity, quality, and clinical outcomes’

연구팀은 2016~2019년 피츠버그대 통증관리 클리닉을 다녀간 2만1658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모든 환자들이 통증 지도를 완성했다. 몸 앞과 뒤가 그려진 통증 지도에는 총 74개의 가능한 통증 부위가 표시되어 있다. 이 지도위에 환자 자신이 통증을 겪는 부위를 선택하면 된다.

연구팀은 통증 지도에 담긴 수천 개의 통증 분포 패턴 사이의 공유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계층적 클러스터링이라는 알고리즘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목과 어깨’ ‘목, 어깨, 허리 통증’ ‘전반적인 심한 통증’ 등 9개 군집을 밝혀냈다.

9개 군집의 개인별 의료 기록을 살펴본 결과 통증 강도, 신체 기능, 기분, 수면의 질 등의 척도로 군집 마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됐다. 가령 ‘목과 어깨’ 군집의 통증 강도는 ‘목, 어깨, 허리 통증’ 군집 환자들의 통증 강도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전반적인 심한 통증’ 군집에 속한 사람들은 낮은 수준의 신체 기능과 높은 수준의 불안, 우울증, 수면 장애와 함께 가장 심한 통증 강도를 경험했다.

연구팀은 첫 평가를 한 뒤 3개월만에 7138명의 후속 통증 평가를 완료했다. 그 결과 각 군집마다 통증 개선, 신체기능 향상 등과 같은 결과를 독립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통증 분포 패턴이 단순히 통증 신체 부위의 수를 집계하는 이상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통증 강도와 질, 치료 결과와의 연관성을 고려하면 통증 지도에 기반한 계층적 클러스터 분석은 예후가 나쁜 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베네딕트 알터 박사는 “이 알고리즘을 만성 통증을 진단하는 도구로 개발하는 것도 연구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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