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치솟는 정신질환…바로 알아야 할 8가지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블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이 변하면서 생긴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뜻한다. 이런 코로나 블루는 정신질환은 아니지만, 만성적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병) 시대에 정신질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팬데믹 이후 우울증을 겪는 성인의 수가 3배나 많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도 나빠지고 있다.

사실 정신질환은 팬데믹 이전에도 증가 추세였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잘못된 생각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에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따돌림을 당했다. 어떤 사람들은 악령이나 신의 응보가 정신병의 원인이 된다고 믿었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치료법이 크게 발달한 만큼 정신질환은 전문의를 통해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우울증도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나중에 치매 등의 다른 질환 위험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정신질환은 일반적이고, 치료가 가능하다.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의 이해도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 급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정신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와 이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1. 정신건강 문제는 흔하지 않다?

이는 사실과 다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에도 정신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많이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4명 중 1명이 일생의 어느 시점에서 정신적 또는 신경학적 질환에 걸린다.

현재 4억5000여만 명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다. WHO는 “정신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질병과 장애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가장 흔한 정신건강 장애 중 하나는 우울증이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 환자는 약 2억6400만 명이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의하면, 우울증을 겪는 성인의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3배나 늘었다. 또 다른 흔한 정신질환인 범 불안장애(GDA)는 미국 성인 약 68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 공황 발작은 치명적이다?

공황 발작은 짧은 시간 내에 일어나는 강력하고 급작스러운 발작이다. 주로 우울증이나 공포증에서 복합적으로 일어난다. 이런 공황 발작은 심한 불쾌감을 유발하고, 심장박동이 심해지고, 공포감에 휩싸이게 한다. 하지만 공황 발작은 직접적으로 치명적일 수는 없다.

단,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사람이 사고를 당하기 더 쉬울 수 있다. 따라서 누군가 공황 발작을 경험하고 있거나 발작 증상을 느낀다면 안전한 공간을 찾는 것이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3. 정신건강 문제는 나약함의 신호다?

이는 다리가 부러진 것이 나약함의 증거라고 몰아붙이는 것과 같다. 정신건강 장애는 질병이지 성격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은 당뇨병이나 건선을 앓고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즉시 질환에서 벗어나 회복할 수 없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나가면서 천천히 극복해나가는 것이다. 사실 정신건강 질환과 싸우는 것은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4. 정신건강 문제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서가 ‘종신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인의 정신질환 경험은 다르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사건을 겪을 수 있지만 곧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다른 사람들은 삶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약물치료나 대화요법 등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정신질환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느끼지 못할 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더 나쁜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 정상으로의 회복이 가능하다. 회복은 사람마다 다른 의미를 갖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이들은 회복이 정신질환 증상이 시작되기 전의 정확한 느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회복은 아무리 다르더라도 증상으로부터 회복되고 만족스러운 삶으로 되돌아가는 것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으로부터 회복되는 것은 나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충만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것을 포함한다”며 “완전한 회복을 위한 여정은 시간이 걸리지만 긍정적인 변화는 내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5. 중독에 빠지는 것은 의지력이 부족해서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약물 남용 장애를 만성질환으로 보고 있다. ‘어딕티브 비에이비어스 리포츠(Addictive Behaviors Reports)’에 따르면, 의지력 부족이 중독을 이기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요소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의지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며 중독으로부터 회복은 환경을 통제함으로써 의지력을 지키는 전략을 개발하는 데 달려 있다.

6. 조현병이 있는 사람은 분리성 성격을 갖고 있다?

이는 틀린 생각이다. 조현병은 ‘정신 분열’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인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나 오이겐 블로일러가 이 용어를 만들었을 때 “정신과 행동의 분열과 해체를 무질서의 본질로서 끄집어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조현병은 생각, 지각, 감정, 언어, 자아 감각, 행동에서의 왜곡이 특징이다. 이러한 왜곡에는 환각과 망상이 포함될 수 있다. 조현병은 해리성 정체 장애(다중 인격 장애)와는 다른 질환이다.

7. 섭식 장애는 생활방식의 선택 문제다?

섭식 장애는 과도한 식이 요법의 부작용 또는 여러 가지 생리적, 정신적 원인으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증상이다. 섭식 장애에는 거식증과 폭식증이 있다.

섭식 장애는 어떤 생활방식을 따르느냐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섭식 장애는 심각한 정신건강 상태로 극단적인 경우 치명적일 수가 있다.

8.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모두 폭력적이다?

정신건강 상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이러한 오해는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조현병처럼 가장 심각한 상태를 보이는 사람들도 대부분 비폭력적이다. 특정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폭력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사람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폭력은 뉴스 매체에서 관심을 끈다. 정신질환이라는 맥락에서 벌어지는 폭력은 특히 선정적일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정신질환 환자의 삶에 스며든 오명만 깊게 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개인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폭력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며 “사회 전체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한 요소로서 정신질환이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은 지나치게 강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폭력과 정신질환 사이에는 분명 관계가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정신질환과 폭력 사이의 연관성과 자신의 개인적 위험을 모두 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의 정신의학과 교수인 그라함 소니크로프트 경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폭력의 가해자이기보다는 희생자인 경우가 더 많다”며 “그러나 일부 유형의 정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폭력적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정신 건강 분야에서 불편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니크로프트 경은 이러한 비율이 일반 인구에 비해 적당히 높아졌을 뿐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심한 정신장애, 약물 사용 장애, 반사회적 인격 장애 등 삼중병증을 가진 사람들은 폭력율이 크게 높아진다”고 밝혔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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