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 낙타유, 당뇨병 예방과 치료 효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낙타는 약 3000~4000년 전에 길들여졌으니 가축으로서의 역사는 짧은 편이다. 개는 최소 1만4000년 전, 소는 9000년 전부터 길들여졌다. 하지만 가장 특이한 능력을 보유한 가축이기도 하다.

등에 있는 혹에 약 36.3kg의 지방을 저장할 수 있어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도 최대 160km까지 갈 수 있고, 역시 물 없이도 섭씨 49°C의 온도에서 거의 일주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물 흡수력은 또 좋아서 50L의 물을 13분 만에 마실 수 있다. 또 소화하기 전 음식을 발효시키는 동물 중에서 가장 다양한 식물을 섭취한다.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의 유목민은 이런 낙타의 다양한 식단에 주목해 수백 년간 낙타의 젖(낙타유)을 주식으로 섭취해왔다. 신선한 생유를 그대로 먹거나 요구르트와 비슷하게 자연 발효시켜 먹었으며 1000년 전부터 결핵부터 위장염까지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도 처방됐다.

낙타는 등에 혹이 몇 개인가에 따라 단봉낙타(아라비아 낙타)와 쌍봉낙타(박트리아 낙타)로 나뉜다. 최근 슈퍼 푸드로 각광받는 낙타유의 90%는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이 단봉낙타에게서 생산되는 것이다.

서구에서도 이 낙타유가 다른 유제품 못지않게 영양소가 풍부하면서 다양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슈퍼 푸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의학건강정보 포털 ‘웹엠디’(WebMD)‘는 아랍에미리트(UAE)대의 모하메드 아유브 교수(생물학)와 사지드 막수드 교수(영양학) 2명과 공동 인터뷰를 통해 낙타유를 집중 조명했다.

낙타유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30여 년 전에 시작됐다. 기본적으로 낙타유는 우유와 비슷한 수준의 지방, 단백질, 유당, 칼슘을 함유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어 낙타유에는 우유보다 비타민C와 필수 미네랄을 더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우유보다 인간의 젖에 더 가깝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도 낙타유에 대한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의학적 측면에서 낙타유의 탁월한 점은 ‘항(anti)’이란 키워드로 집약된다. 항고혈압, 항미생물, 항산화효과까지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점은 항당뇨 효과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아부다비에 있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대 당뇨병센터의 내분비학자인 네이더 레산과 아담 버클리 박사는 낙타유가 인슐린 반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연구에서 임상연구로 넘어간 것인데 여기에는 아유브 교수와 막수드 교수의 연구결과가 많은 도움을 줬다.

실제 낙타유를 먹는 사람들은 당뇨병에 덜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북부의 낙타 사육 공동체를 조사한 결과, 낙타유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사람들은 당뇨병 발병률이 0%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낙타유의 세계 생산량은 1961년(데이터가 처음 수집되기 시작한 시점) 이후 4.6배나 증가했다.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 호주에서까지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낙타유 제품을 찾고 있다.

하지만 몽골과 중국, 중앙아시아에서 자라는 쌍봉형 낙타유의 질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또 공장형 축산을 통해 낙타유를 생산할 경우 그 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기독교신앙을 바탕으로 전통적 농법을 고집하는 아미쉬와 메노나이트 농부들과 제휴하여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났다 해도 낙타유의 생산량은 우유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희소하니 가격도 비싸다. 당뇨병 표지 개선을 위해 권장되는 낙타유의 일일 복용량은 약 450ml인데 일반 환자들로선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크다. 이 때문에 아유브와 막수드 교수는 낙타유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당뇨병 치료법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기 힘들어 경제적 부담을 지고 낙타유를 장기 복용하겠다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하게 유의할 것은 낙타유를 생유로 마시는 것을 피하라는 것이다. 낙타유는 우유보다 항균성이 더 크긴 하지만 대장균 함유 위험은 거의 동일하며, 연쇄상구균이나 포도상구균과 같은 병원성 세균에 감염됐을 수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변종을 인간에게 전염시키는 유일한 동물이 낙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로 낙타유가 제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인슐린 요구량을 낮춘다는 여러 연구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인슐린 대체제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낙타유가 인슐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인 레산과 버클리 박사는 “낙타유 효과에 대해 우리가 제시한 어떤 메커니즘도 제1형 당뇨병의 질병 과정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1000년 전부터 전통 치료제로 쓰인 낙타유의 비밀은 아직 밝혀질 것이 더 많이 남아있다고 아뮤브와 막수드 교수는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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