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내가 결정…”연명의료 안 하겠다” 100만 명 돌파

[사진=Ronnakorn Triraganon/게티이미지뱅크]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된 지 3년 6개월 만에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건수가 100만 56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명의료는 말기암 등으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등의 의학적 시술을 말한다. 치료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시술이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담당의사와 전문의 1인으로부터 사망에 임박한 상태라는 판단을 받은 환자다. 이들 중 상당수는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하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결정권을 보장받기를 원한다.

이로 인해 지난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로써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의사 또는 환자 가족 전원의 합의에 따라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19세 이상이라면 연명의료 중단 등의 결정과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제출할 수 있다. 향후 임종 과정에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년 반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100만 명이 넘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제출했고, 실질적으로 환자 16만 9217명에 대한 연명의료 중단이 이행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0대 이상이 11.8%, 80대 이상이 90%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출 참여율이 높았고, 60대도 3.4%로 비교적 높았다. 종합적으로 19세 이상 성인은 1000명당 22.4명(2.2%)이 참여했다.

지난 6월 발표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65세 이상 인구의 85.6%가 무의미하게 생명만 연장하는 연명의료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를 통해 연명의료결정제도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돼, 앞으로 이 제도에 참여하는 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통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법적 의사를 밝히려면,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야 한다. 현재는 보건소와 의료기관, 비영리법인, 건강보험공단 지소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 등 총 503개소의 등록기관이 지정돼 있으며, 가까운 기관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홈페이지나 전화 문의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연명의료결정제도에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심으로 306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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