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A치료제, 새로운 골드 러시 시장으로 부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백신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활용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성공궤도에 오르면서 RNA를 이용한 치료법에 대한 골드러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스탯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3년 인간 게놈 지도가 완성됐을 때 과학자들은 인간 염색체를 구성하는 98%의 유전자가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데 쓰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정크DNA’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연구로 이들 정크DNA(비암호화 DNA)가 실제론 유전자 발현, RNA암호화, 세포분열, 노화와 암세포 형성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함을 발견했다.

그중 하나가 세포 주위를 떠돌아다니는 다양한 RNA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이를 ‘비부호화 RNA(IncRNA)’라고도 부른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서열에 대한 DNA의 유전정보를 리보솜으로 운반해 리보솜이 단백질을 생산하게 해주는 mRNA도 그중 하나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이 mRNA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 형태의 항원의 체내 생산을 돕는다. 그럼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 이 항원을 제거하기 위한 중화활동을 하게 되고 일부 면역세포(B세포 등)가 기억세포로 바뀌어 우리 몸속에 장기간 살아남는 원리다. 이렇게 되면 다음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채내에 들어올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을 감지하는 즉시 물리칠 수 있게 된다.

이런 mRNA 백신의 최대 장점은 과거 보통 8년은 걸리던 백신 개발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바이러스 전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의 일부를 구성하는 스파이크 단백질만 생성하도록 프로그램된 mRNA만 주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MD 앤더슨 암센터의 연구팀은 간세포 내에 있는 HULC라고 알려진 RNA 합성물질이 페닐케톤뇨증(PKU)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5일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PKU는 신경전달물질이 되는 아미노산이 제대로 생성되지 못해 영유아의 정신지체장애를 가져오는 유전질환이다.

매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400만 명의 아이 중 수백 명이 이 질환 판정을 받는다. PKU 판정을 받고 바로 단백질 식단 제한에 들어가지 않으면 심각한 지적 장애, 운동 장애, 발작 등을 일으키게 된다.

MD 앤더슨 팀은 세포 내 핵 주변에 한두 개의 분자구조로만 존재하는 HULC의 유전적 돌연변이로 페닐알라닌 수산화효소(PHA)를 생성하지 못해 PKU가 발생한다는 점을 찾아냈다. 그래서 정상적 HULC 구조를 갖춘 RNA를 PKU에 걸린 쥐의 간에 주입한 결과 증상 개선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공동 저자인 류칭 양은 “HULC 모조물질로 구성된 RNA치료제가 11개의 PAH 돌연변이의 효소 활성을 정상화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이메일을 통해 STAT에 밝혔다. 이러한 돌연변이는 PKU 환자의 70%를 차지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같은 IncRNA 연구가 생명공학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5월 모더나의 최대주주인 플래그십 파이오니어링사는 5000만 달러를 투자한 라롱드라는 생명공학업체를 새로 출범시켰다. 라롱드는 자연에서 발견된 lncRNA에서 영감을 받아 ‘끝없는 RNA’로 불리는 원형 RNA를 개발하고 있다. 그 몇 주 뒤에는 폐부종과 간경변을 포괄하는 섬유증과 노화질환에 대한 lncRNA치료제를 개발 중인 ‘하야 테라퓨틱스’라는 스위스 스타트업이 2000만 달러의 투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그리고 4일에는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미국 IncRNA 치료제 개발업체 트랜슬레이트 바이오를 32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노피와 트랜슬레이트 바이오는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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