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부부 사이가 더 좋아졌다?

[사진=fizkes/게티이미지뱅크]
감염병 대유행 이후 부부 사이가 좋아졌다는 사실에 동의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 의하면 자신의 스트레스를 팬데믹 탓으로 돌리는 부부들은 오히려 사이가 돈독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코로나19 국면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부부 싸움이 잦아졌다거나, 서로 짜증이나 화를 많이 내게 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럴 땐 자신의 화를 팬데믹 탓으로 돌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 인간발달·가족학과 리사 네프 교수팀이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자신의 스트레스를 코로나19와 팬데믹 탓으로 돌리면, 배우자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향상되는 상관성을 보였다.

이번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봉쇄 조치가 내려진 기간 동안 연구팀이 요청한 설문조사에 14일간 매일 참여했고, 7개월이 지난 뒤 동일한 조사에 또 다시 참여했다.

설문지는 각 항문에 대해 1~5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현재 자신이 느끼고 있는 문제점이나 스트레스를 자기 자신, 배우자, 코로나19 팬데믹 각각에 어느 정도로 책임을 돌릴 수 있을지 점수를 매긴 것이다.

더불어 업무, 재정 상태, 집안일 등 일상과 관련한 11가지 부분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각 부분에서 그날 하루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혹은 문제가 발생했는지 답한 것.

부부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또 배우자에게 비난이나 분노 혹은 거리감 두는 행동 등을 얼마나 했는지에 대해서도 답했다.

설문 내용 분석 결과, 팬데믹 기간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그들의 배우자보다는 팬데믹이 자신의 스트레스 원인이라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19에 대한 비난을 많이 할수록 상대적으로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만족감은 높아지는 상관성이 확인됐다. 팬데믹을 탓할수록, 배우자에게 비난 등 부정적인 행동을 보이는 정도도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비판이 부부 관계의 트러블을 막는 완충 작용을 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많은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일정 부분은 오히려 부부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막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많이 화를 내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부분을 일정 부분 줄여주는 기능을 했다는 것이다.

단, 이번 연구의 한계점도 있다. 실험에 끝까지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 스트레스 수치가 낮은 편이었다. 스트레스 수치가 매우 높은 사람들은 매일 설문에 답하는 작업에 참여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스트레스 수치가 비교적 낮은 사람들만 이번 연구에 끝까지 응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실질적으로 부부 관계가 심각한 상태에 이른 사람들은 이번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팬데믹이라는 동일한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부부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눌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서로의 탓으로 넘기는 횟수를 줄여주고, 봉쇄조치 등으로 일어난 여러 불편한 상황들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둘 사이를 더욱 공고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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