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문자·이메일 30% 늘렸으나 ‘팬데믹 고독’ 여전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노인들은 문자 메시지·이메일에 쓰는 시간을 약 30% 늘리는 등으로 외로움을 달랬으나 역부족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포틀랜드의 오레곤 노화기술센터(Oregon Center for Aging and Technology)의 이 연구 결과는 덴버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28일(현지 시각) 발표됐다.

연구팀은 미국의 76~86세 성인 146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코로나19 팬더믹 전후의 조사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또 참가자들에게 이메일, 문자 메시지, 전화, 영상 채팅 등을 통한 의사소통과 친구·가족을 직접 만나는 데 보낸 시간을 추정해 주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노인들이 대면 접촉에 쓴 시간이 팬데믹 이전의 주 282분(4시간 42분)에서 주 123분(2시간 3분)으로 약 6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사회적 접촉을 유지하기 위해 전화 및 화상전화에 쓰는 시간을 주 113분(1시간 53분)에서 주 141분(2시간 21분)으로 약 25% 늘렸다. 또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에 쓰는 시간을 주 44분에서 주 57분으로 약 30%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팬데믹 기간 중 친구들과 문자 메시지·이메일로 소통하는 시간이 60분 늘어날 때마다 우울감이 약 32%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노인들이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나름대로 외로움을 달래고 기분 전환을 했으나, 정상적인 사회적 상호작용(대면 접촉)을 효과적으로 대체하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의 차오이 우 연구원(박사후 과정)은 “문자 메시지·이메일 등 의사소통 방식은 사회적 고립에 따른 외로움과 우울한 기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코로나 이전의 사회 활동을 유지하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우 박사는 “노인들은 사회적으로 더 고립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노인의 코로나19 노출을 제한하기 위해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도록 권고하고, 전국 요양원의 시설 방문객을 제한했다.

알츠하이머협회의 클레어 섹스톤 이사(과학프로그램 및 지원 담당)는 “고립은 정신 건강과 치매의 발병 위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대면 접촉의 감소로 많은 노인들이 우울증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노인들은 줌(Zoom) 회의 설정 방법 등 첨단 기술에서 고립될 수 있는 취약 계층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UPI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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