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만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염 진단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혈액검사로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이영선 교수 연구팀은 miRNA(혈청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단순 지방간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정확하게 감별하기 위해서는 간 조직검사가 필수였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의 약 25%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간의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돼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 조직검사는 고가의 검사비용, 합병증 발생 위험 때문에 손쉽게 시행할 수 없어 단순 지방간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구분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검사 개발이 시급했다. 이번 바이오마커 발견으로 침습적 조직검사 없이 혈액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해져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 24명의 혈액에서 miRNA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했다. 그 결과 4가지 miRNA(miR-21-5p, miR-151a-3p, miR-192-5p, miR-4449)가 지방간염 환자에게서 뚜렷하게 발현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4가지 miRNA를 조합하면 단순지방간과 지방간염을 구분하는 정확도(AUC)가 0.875로 매우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 37명의 혈액샘플로 바이오마커 검증을 하자 AUC가 0.874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고려대 의대 의과학연구지원본부 김정안 연구교수는 “지방간염에서 miRNA가 TGF-β 및 Wnt 신호전달과 관련돼 있어 간세포 염증과 간섬유화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토대로 진단키트 및 신약 개발과 관련된 인자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선 교수는 “혈액으로 지방간염을 감별할 수 있는 지표를 밝혀낸 만큼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지방간염을 구분해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알코올 지방간염 진단키트와 miRNA를 타깃으로 하는 신약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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