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들의 건강식 애호박.. 폐기 직전 품절된 사연

[사진= 화천군 ‘스마트 마켓’ 홈페이지]

몸에 좋은 애호박이 폐기 위기를 넘어 건강식품으로 다시 돌아온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요즘 제철인 애호박은 몸속 콜레스테롤 개선, 시력-위장 점막 보호, 다이어트 효과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다. 최근 가격 폭락 탓에 산지(강원도 화천)에서 폐기 처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이내 반전이 일어났다. 애호박이 품절된 사연과 건강효과에 대해 알아보자

◆ 코로나19로 학교 급식 중단이 치명타.. 가격 폭락에 폐기 결정

애호박이 폐기 위기에 몰린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재택 수업으로 인해 많은 물량을 소화했던 학교 급식이 중단된 것이 치명타가 됐다. 한때 8kg 한 상자 가격이 1만1400원대까지 올라갔던 가격이 2400원대로 급락하자 도저히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어 재배 현장에서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룻밤 사이 기적이 일어났다. 우연히 산지 폐기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너도나도 애호박 주문에 나섰기 때문이다. 뜻밖에 주문이 밀려들자 화천군은 폐기처분을 멈추고 주문 물량을 맞추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당초 폐기하기로 했던 화천산 애호박 213톤의 절반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화천군은 직영 농특산물 판매 장터 ‘스마트 마켓’을 통해 애호박 20개 들이 8㎏ 한 상자를 6000원(배송 무료)에 팔고 있다. 홈페이지를 클릭하면 “애호박은 현재 품절로 재입고 미정입니다. 앞으로 순차적으로 배송됩니다”는 공지가 나온다. 주문이 갑자기 몰려 소화 물량을 초과해 주문 순서에 따라 차례로 배송할 계획이라는 것. 애호박은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당일 수확, 당일 유통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농민들은 온갖 정성으로 키운 애호박을 폐기하는 것보다 싼 가격이라도 ‘살릴 수 있다’는 데 만족하고 있다. 시민들은 댓글 등을 통해 “앞으로 갈아엎기 전에 미리 말씀하세요. 직판하세요. 응원합니다” “산지에서는 가격이 폭락해서 눈물을 머금고 폐기처분 하는데, 일반 소비자들은 마트에서 비싸게 사 먹는 유통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 노화가 시작되는 중년에 좋은 이유.. 애호박의 건강효과

애호박은 호박나물, 호박전, 호박찌개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눈 건강에 직결된 비타민A, 루테인(lutein)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시각의 퇴화속도를 늦추는 성분이다. 눈이 노화가 시작되는 중년에 좋은 식품이다. 국립농업과학원 식품정보를 보면 우리나라 애호박은 비타민 A의 함량이 매우 높다. 면역력을 높이고 생체막 조직의 기능을 조절하는 성분이다. 특히 세포의 재생을 촉진해 구강, 기도, 위, 장의 점막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점막의 염증으로 속이 쓰리고 장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애호박 씨에 들어 있는 레시틴(lecithin)은 세포 구조와 대사 작용에 중요한 인지질의 일종이다. 기억력을 유지하고 뇌세포의 노화를 늦추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 레시틴은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칼륨, 비타민 B1, 비타민 C 등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해 ‘종합 비타민제’ 효과를 낼 수 있다. 애호박은 소화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소화력이 약한 중년, 노년이나 위궤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애호박은 100g 열량이 38kcal로 저칼로리 식품이다. 섬유소가 풍부해 포만감 유지에 좋아 다이어트 할 때 도움이 된다.

건강에 좋은 우리 농산물이 시민들의 도움으로 다시 살아났다. 불볕더위 속에 자식처럼 키운 농민들의 눈물을 소비자들이 직접 닦아준 것이다. 오늘 점심은 칼국수에 애호박을 넣어 먹어야겠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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