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걷기, 뇌 노화 막는다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노화의 진행은 생각보다 일찌감치 시작된다. 서른살 즈음 자연스럽게 근육량과 골밀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40세 전후부터 뇌의 부피는 10년마다 5% 정도 줄어들고 작업기억은 30대부터 감소하기 시작한다. 작업기억이란, 비밀번호나 거리 이름과 같은 정보를 기억하고 보유하는 기능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뇌에 관한 한 노화의 흐름을 늦추는 방법이 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6개월간의 규칙적인 걷기 운동을 실시한 사람들이 같은 기간 스트레칭과 균형 운동을 연습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건강이 좋아지고 뇌 백질과 기억력 향상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는 ‘뉴로이미지’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지금까지 신체활동이 인지 저하를 늦추고 뇌의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는 많지만 대부분이 회백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회백질은 뇌의 바깥층을 구성하고 뉴런의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백질이라고 불리는 뇌의 덜 연구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백질은 뇌의 더 깊은 조직에서 발견된다. 연구팀에 참여한 콜로라도 주립대 인지신경과학 박사과정에 있는 안드레아 멘데스 콜메나레스는 회백질과 백질을 전기의 관점에서 빗대어 설명한다. 전구가 회백질이라면, 집에 있는 전구를 연결하는 모든 내부 전선은 백질이라는 것.

백질은 치매뿐 아니라 건강한 노화 과정에서도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그 과정을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 기능에 대한 유산소 운동의 장점이 입증된 만큼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백질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걷기, 백질과 기억력 향상에 관련있다

이 연구에는 247명이 참여했다. 나이는 60세 이상, 이중 68%는 여성이고, 비활동적이지만 치매 뇌졸중 등 신경질환 이력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었다. 연구를 시작할 때 기억력, 처리 능력, 심폐 적합성에 대한 기준 측정과 함께 백질의 건강과 기능을 측정하기 위한 특수 MRI 뇌 스캔을 받았다.

참여자들은 6개월 동안 1주일에 3번씩 만나 운동을 했다. 이들은 40분 동안 빠른 산책을 하는 그룹, 스트레칭과 균형 훈련을 받는 그룹, 춤 연습 그룹으로 분류됐다. 각 세션이 끝난 뒤 뇌 검사와 영상촬영이 반복되었다.

연구팀은 빠르게 걷기운동을 한 사람들과 춤을 춘 사람들이 전반적인 심혈관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 집단 모두 백질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지만, 걷기 그룹에 변화가 뚜렷했다. MRI 촬영 결과 조직 병변(뇌 손상 징후)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걷기 그룹은 백질의 변화가 더 나은 기억력과 관련이 있는 유일한 그룹이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백질 건강의 저하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관찰한 부위는 노화나 치매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발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백질이 쉽게 변형될 수 있다는 것, 노화나 질병에 취약한 부위에도 여전히 운동 개입에 대한 반응이 생겨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관찰연구가 아니라 무작위 통제 실험이었다는 차별성을 강조했다. 운동 효과를 연구하는 대부분의 연구는 참여자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보고하는 것에 의존하는 관찰연구인만큼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심장에 좋은 것은 뇌에도 좋다

걷기가 백질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콜메나레스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하는 규칙적인 운동은 심장에 좋고, 심장에 좋은 것은 뇌에 좋다”고 말한다. 운동은 산소를 증가시키고 뇌를 포함한 신체의 모든 부분으로 흐르는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는 혈압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고혈압은 치매와 신경 질환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은 수면 개선과 스트레스 감소와 관련이 있고, 이는 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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