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에 대한 집착도 병?

[사진=Prostock-Studio/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 음식에 대한 집착은 ‘독’이 될 수도 있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려다 오히려 섭식장애 진단을 받는 사람들이 있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음식에 강박을 갖는 ‘건강식품집착증(orthorexia)’ 때문이다.

건강식품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패스트푸드 등 건강에 유해한 식품으로 분류되는 음식은 무조건 기피하는 증상이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가 된다는 걸까? 건강식품집착증이 있는 사람은 음식을 지나치게 가린다. 이로 인해 대중식당에서는 식사를 하지 않으려 하거나 자신의 조건에 맞는 음식이 없으면 굶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이로 인해 극도로 무기력해지고, 때로는 대인관계를 기피하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생리가 끊기기도 한다. 거식증 환자처럼 영양실조와 영양결핍, 그리고 이로 인한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빈혈, 골다공증, 호르몬 불균형, 비정상적으로 느려진 심박동수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거식증과 같은 섭식장애는 정신질환 중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환에 해당한다. 건강식품집착증도 섭식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미국섭식장애협회(NEDA)에 따르면 유기농 식품만 먹고 가공식품은 전혀 먹지 않는 ‘클린 이팅(clean eating)’을 비롯해 건강 음식에 강박적이고 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건강식품집착증은 정신질환 진단·통계 편람에 포함된 공식적인 진단명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섭식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한 음식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건강한 음식에 대한 완벽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아보카도는 저탄고지로 식단을 구성하는 케토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음식이지만, 저지방 식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음식이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음식은 되고 이 음식은 안 되는 흑백논리는 위험하다는 것.

그렇다면 건강식품집착증에 이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박적인 성향, 다이어트 이력, 트라우마, 불안증, 우울증, 완벽주의, 약물 남용 등이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식증과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음식이 거슬리고 음식에 엄격하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주요한 차이점은 거식증은 체중과 외모에 초점을 둔다는 점이고, 건강식품집착증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음식만 섭취하기 위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분류하는데 초점을 둔다는 점이다.

둘 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건강식품집착증이 있는 사람도 거식증이 있는 사람처럼 구토를 하기도 한다. 단 의도는 다르다. 거식증이 있는 사람은 살이 찔까봐 먹은 음식을 토해내고, 건강식품집착증이 있는 사람은 먹은 음식이 건강에 유해하다는 생각 때문에 구토를 한다.

이 같은 음식에 대한 집착으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죄책감이나 수치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점 역시 공통점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평소 식품의 영양성분표시를 항상 꼼꼼하게 체크하고, 설탕, 탄수화물, 육류, 유제품 등 특정 식품 범주는 거부한다거나, 자신이 건강식품으로 분류한 카테고리에 해당하지 않는 음식은 무조건 거부한다거나, 건강 관련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계속 살피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면 건강식품집착증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 개선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른 섭식장애처럼 음식에 대한 해로운 생각이나 왜곡된 믿음을 개선할 수 있도록 정신과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인지행동치료 등을 받는 것이 좋다. 단, 공식적인 질환이 아닌 만큼 이를 치유하기 위한 완벽한 진단도구나 검사방법은 없을 수도 있다. 본인 스스로 음식에 열린 마음을 갖고 유연하게 접근해 식습관을 교정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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