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6년 더 살지만 5년 더 아프다 [김용의 헬스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산다. 하지만 건강하게 장수(건강수명)하는 것이 큰 과제다.  오래 사는 기간을 거의 투병생활로 보낸다면 장수의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여생을 활기차게 보내야 진정한 장수라고 할 수 있다.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치매까지 있다면 가족들도 고통이다.

보건복지부가 19일 발표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를 보면 우리나라 여성의 기대수명은 86.3세로 남성의 80.3년에 비해 6년 더 길다. 이 통계에서도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산다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에 태어난 아이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다. 우리 국민 전체의 기대수명은 83.3년(2019년)으로 OECD 국가 평균보다 2.3년 길었다.

그러나 오래 사는 여성의 삶은 평탄하지가 않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의 자료(2020년)를 보면 여성은 병을 앓는 기간(유병기간)이 남성보다 5.1년 더 길었다. 남녀의 기대수명 차이 6년을 감안하면,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기간의 대부분을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오래 사는 만큼 인생을 즐겨야 하는 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새삼 확인된 것이다.

여성은 노후에 어떤 병으로 고통 받는 것일까? 우리나라 여성의 10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 뇌혈관 질환, 알츠하이머병(치매), 자살, 당뇨병, 고혈압성 질환, 패혈증, 만성하기도(기관지-폐) 질환 순이다. 특히 국내 치매환자는 최근 10년간 약 4배로 늘어나 65세 이상에서 84만 명이나 앓고 있다(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65세 이상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사망원인과 별도로 여성의 안정된 노년을 위협하는 것은 관절염, 우울증 등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다공증이 5배, 류머티즘 관절염이 3배, 갑상선암 6배, 치매 2배, 우울증이 2배 정도 더 많이 걸린다. 관절이 나쁘면 바깥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 관절 건강은 농촌 여성들이 더 좋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2020년)에 따르면 여성농민의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은 70.7%이나 된다. 여성농민은 주로 밭농사를 담당하기 때문에 쪼그려 앉거나 숙이는 동작이 많다. 무릎 관절, 허리 건강에 큰 부담을 준다. 도시 여성들도 나쁜 자세나 무리한 운동으로 무릎 관절 등이 나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여성은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골밀도가 악화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보면 여성은 칼슘 섭취량이 낮아 50세 이상 여성의 골감소증 유병률이 매우 높다. 넘어지면 골절로 이어져 오래 입원하고 삶의 질도 나빠진다. 조금이라도 젊을 때 칼슘 섭취에 신경 쓰고 근력 운동을 통해 근육을 지켜야 한다. 칼슘 음식으로는 콩, 두부, 우유-유제품, 뱅어포, 멸치, 해조류, 채소 등이 꼽힌다. 콩으로 만든 두부 1/5모에는 칼슘이 145mg 들어 있다. 뱅어포 1장의 칼슘 158mg에 비해 만만치 않은 양이다.

노후를 가장 불행하게 하는 병은 치매다. 갈수록 늘고 있어 큰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치매 가운데 가장 많은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해 젊을 때부터 좋은 생활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림 그리기, 자수 등 세밀한 손동작이 필요한 취미를 갖고 글을 자주 읽고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두뇌를 쓰는 외국어 배우기는 더욱 좋다. 음식을 잘 씹는 것도 효과를 낼 수 있다. 씹으면 뇌신경을 자극해 뇌 혈류를 늘리고 인지 기능을 높여줄 수 있다. 걷기 등 운동을 하고 금주, 금연도 필수다.

노년에는 우울증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남편과 사별 후 혼자 사는 여성은 노인성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 화병이 생기지 않도록 스트레스도 관리해야 한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가족, 친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 활동을 많이 하는 게 좋다. 건강수명의 요건 중 친구가 꼭 들어간다. 친구가 없으면 외롭고 뇌 활동도 위축된다.

‘6년 더 살지만 5년 더 아프다’는 의학 보고서는 남이 아닌 나의 얘기가 될 수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준비한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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