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 아기 기형아 검사, ‘마법의 지팡이’ 아니다

[김명신의 유전자이야기] 모체혈청 선별검사의 뜻과 한계

임신한 여성은 모두 아기가 건강한지 특별한 이상은 없는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한명 한명의 아기가 더욱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게 되고 이러한 추세는 더 심화되는 것 같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임신한 여성은 아기의 건강 상태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자주 산부인과 병원을 방문해 이런저런 검사들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검사 중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것이 소위 ‘기형아 검사’일 것이다. ‘기형아 검사’라는 말은 무척 광범위하고 애매한 용어이다. 그럼 ‘기형’이란 무엇이고 그 원인은 무엇이기에 이런 이름을 붙이게 되었을까? ‘기형’은 ‘생물의 개체 발생 도중에 생기는 구조-생김새 등이 비정상화된 이상’의 뜻을 가진 용어이며 그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영향, 호르몬 이상, 영양 이상, 바이러스, 방사선, 기타 미생물, 외상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형아 검사’는 어떤 것일까? 이의 정확한 표현은 ‘모체혈청 선별검사’라고 할 수 있다. 모체혈청이라 함은 임신부의 혈액을 말하는 것이고, 선별검사는 어떠한 병의 발생 빈도가 얼마나 될지 추정해본다는 의미이다. 즉, 임부의 피에서 어떤 성분을 분석하여 병의 발생 빈도를 추정하는 검사인데 그 병이 기형아라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 모체혈청 선별검사에서 선별하는 질환은 기형아의 원인 모두가 아니라 세 가지 질환이다. 첫 번째는 21번 세염색체증, 즉 사람의 염색체 중 21번 염색체가 2개가 아닌 3개라는 의미로 흔히 다운증후군이라 말하는 질환이다. 두 번째는 18번 세염색체증으로 이는 염색체 18번이 3개인 에드워드증후군이다. 세 번째는 신경관결손증인데 이는 태아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않고 일부가 열려있어서 척수신경을 둘러싸는 막이나 신경의 일부가 허리의 피부 밖으로 돌출된 상황을 말한다. 이제 ‘기형아 검사’를 다시 정확하게 풀어서 써보면 이렇게 된다. ‘임신 전반기에 엄마의 피를 얻어서 그 중에서 특정 성분을 분석하여 태아의 21번 세염색체증, 18번 세염색체증, 신경관결손증을 추정하는 검사’

이렇게 설명을 하면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게 된다. 그렇다면 5번 염색체가 한 개만 있는 경우나 19번 염색체가 3개인 경우는 왜 선별검사에 포함되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이 검사의 주된 목적이 임신이 잘 유지돼 출산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주로 선별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생빈도가 낮거나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경우가 많은 다른 염색체 이상은 선별검사 대상으로의 중요도가 낮다.

21번 세염색체증, 18번 세염색체증, 신경관결손증은 발생빈도가 비교적 높고 임신 중 유산되는 비율이 낮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질환을 가진 신생아는 출생 시에 호흡 곤란, 심장 이상 등의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분만 시에 의료진의 더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출생 직후에도 아기의 호흡과 생존을 돕기 위한 조치를 빠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의료장비의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가족들이 미리 아기의 질환을 알고 앞으로 아기를 양육하기 위한 지식을 사전에 쌓도록 돕기 위한 이차적인 목적도 있다.

두 번째 질문은 ‘기형아 검사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태아가 정말 그 병을 가지는 것인가’이다.

이 글을 읽는 상당수 독자들께서는 이미 그 답을 아실 것이다. 선별검사는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며 저위험도 또는 고위험도라는 위험도 분석 결과와 1:500과 같은 숫자를 제시해준다.

이 숫자는 이러한 결과를 보이는 경우 500명중의 한명의 비율로 해당 질환을 갖는다는 뜻이다.

이에 더하여 위험군분류 결과도 위양성(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왔지만 실제는 질환이 없는 경우)과 위음성(검사결과가 음성으로 나왔지만 실제는 질환이 있는 경우)의 비율이 있기 때문에 이 결과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도 꽤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에서도 21번 세염색체증(다운증후군) 고위험으로 나온 산모에서 양수 검사를 통해 정상 염색체를 확인한 경우가 적지 않다.

보통 양수 염색체 검사는 열흘에서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염색체 분석이 나오기 전에 21번 염색체 수만 먼저 파악하는 형광제자리부합법 검사로 하루 만에 결과를 알려주게 된다. 너무나 중요한 검사여서 검사하고 판독할 때마다 긴장하고, 보고하기 전에 몇 번씩 재확인하곤 한다.

양수 검사는 위양성 중에서 진양성을 감별하는 확진 검사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선별검사 전에 결과에 따라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그럼 위음성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이를 보충하는 다른 중요한 검사가 초음파 검사이다. 산과 의사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임신 주수에 따른 태아의 성장 정도, 신체의 비율, 여러 기관의 발달을 단계별로 정밀하게 평가함으로써 양수 검사의 필요성을 결정할 수 있는데 이렇게 산전에 태아의 이상을 발견해 양수 검사를 할 때 염색체 이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금까지는 모체혈청 선별검사에 대해 주로 설명하였지만, 이는 ‘태아 DNA 검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태아 DNA 검사는 그간 사용하던 선별검사보다 정확도를 높였지만 역시 위험도로만 결과를 보고하며 위양성과 위음성의 위험도 여전히 남아있다. 앞에서 언급한 질환 중 신경관 결손증은 이 검사로는 알 수 없다.

태아의 건강을 화인하기 위한 검사들이 점점 많아지고 발전하고 있다. 이럴수록 검사를 받기 전에 그 방법과 내용 및 해석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하고 시행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필자가 아는 산과의사는 검사 전에 이렇게 설명한다고 한다.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있지 않은 것처럼 기형아 검사가 태아의 모든 기형 상태를 검사할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는 아닙니다’.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굉장히 복잡한 것 같지만 사실 한명 한명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궁금하거나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산과 의사나 유전진단검사센터에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상의하면 더 확실히 알고 함께 대책을 마련하고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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