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결핍성 빈혈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노윤정 약사의 건강교실]

“띠링”  (마지막 방문 후 한 달 만에 약국에 온 윤정씨)

“윤정씨, 한 달 전에 처방받은 철분제 잘 복용하고 있죠?”

“아니요. 하루 먹고 변비가 너무 심해서 안 먹은지 한참 됐어요. 특별히 불편한 곳이 없는 데 꼭 먹어야 해요?”

환자들의 단골 질문, “꼭 먹어야 해요?” 특히 철분제 복용 후 하루~이틀 안에 새까만 변, 딱딱한 변 혹은 변비를 경험한 환자들이 자주 묻는다. 새까만 변이야 그러려니 넘기지만 급작스런 변비는 쉬이 넘길 수 없다.

이런 부작용은 철분이 흡수되면서 장의 점막을 자극하거나 흡수되지 않은 철분이 장내 환경을 변화시켜 나타나는 것으로 본다. 철분의 흡수율은 함께 섭취하는 음식의 종류, 철 결핍 정도 (결핍 상태가 심하면 흡수율 증가하는 경향) 및 철분의 형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흡수율이 개선된 철분제를 복용해도 변비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래서일까. 온라인 검색창에 ‘변비 없는 철분제’ 가 자동완성될 만큼 철분 복용 후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빈혈 치료는 보통 철분으로 하루 30~160mg 까지 복용한다. 반면, 건강기능식품은 종합비타민 혹은 철분 단일제로 하루 12~30mg 섭취 가능하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 철분제를 섭취하면 변비가 안 생겨서 좋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빈혈은 환자의 임상증상, 헤모글로빈 수치(남자 성인은 13g/dL, 여자 성인은 12g/dL 미만), 페리틴(철의 저장형태) 수치 및 적혈구 크기 등을 근거로 진단한다. 그런데 처방받은 철분제 복용 후 변비 때문에 함량이 낮은 건강기능식품 철분제를 꾸준히 섭취해도 빈혈이 치료될까? 안타깝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임신부를 예로 보자. 임신 16주를 넘기면 태아의 급격한 성장으로 엄마의 철 결핍 위험이 증가해 철분제 섭취를 권한다. 필자도 16주부터 철분제 섭취를 권유받아 하루 30mg의 철분을 복용했다. 그러나 9주간 꾸준히 복용했음에도 25주 혈액검사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10.7로 나와 출산 때까지 하루 섭취용량을 60mg 으로 높여야 했다. 철분제 섭취를 권유받은 임신부가 철분제 대신 철분이 함유된 임신부용 종합비타민을 섭취할 때도 이런 일을 겪을 수 있다. 임신부용 종합비타민의 철분 함량이 30~60mg 까지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럼 빈혈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처방받은 철분제를 4~6개월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철분제를 복용하면 수일 내에 피로감, 어지러움, 두통 등의 불편증상은 개선 되지만, 체내 저장되는 철의 양까지 채우려면 이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만일 처방받은 제품이 변비나 위장장애 때문에 복용하기 어렵다면 의사와 약 변경에 대해 상의하거나 가까운 약국에서 위장장애가 덜 발생하면서 유사한 용량의 철분제를 추천받을 수 있다.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구태여 방치할 이유는 없다.

철분제 복용 후 변비 때문에 빈혈 치료를 미루던 친구가 다른 제품으로 한 달간 복용 후 건넨 말이 기억난다. “사람들은 다 이렇게 머리가 맑은 상태로 사는거 였어?” 빈혈을 방치하면 체내 산소전달 능력이 감소해 집중력 감퇴는 물론이고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심장이 산소 부족을 해소하려고 더 많은 혈액을 방출하면서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거나 말초조직의 산소 부족으로 탈모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생각보다 철분제의 종류는 다양하며, 경구용 철분제 섭취가 어렵고 상태가 심하면 철분 주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만일 빈혈을 진단받았으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있다면 전문가와 다시 한 번 대안을 찾아보자. 굳이 하루 하루를 피곤하고 멍한 상태로 살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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