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바라보는 것만으로, 정신 건강에 도움 (연구)

[사진=Solovyova/게티이미지뱅크]
휴가철을 맞아 바다 근처에서 호캉스(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를 할 계획이라면, 오션뷰와 시티뷰 중 어떤 풍경을 가진 방을 택할 것인가? 아마도 과반수가 오션뷰를 택할 것이다.

바다 대신 호수나 강, 계곡 등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휴식을 취할 때 물이 있는 곳을 찾게 되는 이유는 뭘까?

이는 빌딩으로 둘러싸인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와 레저시설을 잘 갖춘 곳을 찾은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물이 마음을 차분하고 평온하게 만드는 효과 때문이다.

신경심리학자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물 주변에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사남 하피즈 교수는 물이 ‘진정 효과’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물을 쳐다볼 때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 구름을 쳐다볼 때 다양한 형상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처럼, 물을 볼 때도 무한한 상상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점도 물을 쳐다보게 되는 이유로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영국 연구팀이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연구도 물이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물만 들어있는 어항, 물고기와 식물이 일부 채워진 어항, 두 번째 어항보다 물고기가 2배 더 채워진 어항 등을 전시하고, 방문객들이 이를 얼마나 오랫동안 바라보는지 지켜봤다. 그 결과, 물고기가 많은 어항 앞에서 사람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결과를 보였다. 그런데 이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연구팀이 방문객들의 심박수와 혈압을 측정한 결과, 물고기와 식물 없이 물만 채워진 어항을 볼 때도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결과를 보였다. 즉, 꼭 해양 환경을 만들지 않아도, 물 그 자체가 사람의 정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호수, 바다와 같은 환경이 단지 사람에게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데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물이 있는 공간은 사람의 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 수치를 떨어뜨리며, 긴장을 풀어주고, 심지어 행복감과 창의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이 가진 푸른색도 편안하고 평온한 마음을 갖게 하는 속성이 있다.

범유럽 기구인 ‘블루헬스 포르젝트’가 진행한 연구도 물과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이 기구는 도시 수로들이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4년간 유럽 18개국에서 20개 이상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사람들은 물 근처에 머물 때 기분이 향상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일련의 이 같은 연구들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꼭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을 찾을 필요는 없다. 가까운 강이나 호수에 방문해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정신 건강상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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