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관절염엔 줄기세포 치료가 특효라는데?

[스포츠의학 명의 왕준호의 무릎이야기] ③줄기세포 치료의 적응점과 가능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는 세계 최초 줄기세포 관절염 치료제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치료제가 있습니다. 이 제품은 많은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을 통해서 유효성과 안정성이 검증되고, 최종적으로 관절연골이 안 좋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를 통해서 까다로운 식약청의 허가 절차를 거쳐 신약으로 탄생하였습니다.

그 줄기세포 치료제는 실제 병원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요?

장마철 이후에 구멍 난 아스팔트 도로를 땜질해서 메꾸듯이, 화장실 벽에서 떨어진 타일을 새로운 타일로 다시 붙여주듯이,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진 부위가 있으면 이 치료제를 발라서 붙여주고 그 부위가 새로운 관절연골로 재생되게 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에 이 치료제를 개발한 회사에서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받기 위해서 제출한 제안서를 보면 그들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현재 금속으로 된 인공관절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의 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로부터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 아직도 그 정도의 의학적 수준으로 발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표현이 틀린 표현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다들 생각 할 수 있는 희망 섞인 미래의 기대라 할 수 있겠습니다.

환자들도 멀지않은 미래에 그들이 아파하는 무릎을 줄기세포라는 꿈 같은 미래 의료 신기술이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바라는 것과 현대의학과 의사들에 제공해 줄 수 있는 현실과도 너무나 큰 괴리가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줄기세포로 내 아픈 무릎을 고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줄기세포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지만 때론 잘 몰라서 어쩌면 환자에게 주어진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찬스를 놓칠 수도 있으니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줄기세포는 아무에게나 쓰는 것은 아니다

무릎이 아파서 병원에 오시는 분 들 중에 줄기세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많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줄기세포 치료 대상이 아닙니다. 줄기세포로 치료하기는 너무 상태가 안 좋거나 줄기세포가 필요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은 경우입니다.

상태가 안 좋아서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없는 경우는 어떤 경우일까요? 이미 오래동안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고 여러 병원에서 많은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좋아지지 않아 인공관절 수술 하셔야 한다는 말을 들으신 환자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뼈를 깎아내고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을 넣는 것이 너무 싫어서 오신 분들입니다.

그러나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염 4기, 경우에 따라서 3기에 하게 되는데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진 정도와 범위가 매우 큰 경우입니다. 사실 인공관절을 해야 할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이 최상의 치료법입니다. 줄기세포 치료가 아직까지 인공관절을 대신할 정도로 발전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줄기세포가 필요 없는 상태는 어떤 상태일까요? 관절연골 전층이, 즉 전체 두께가 떨어져 나가고 떨어져 나간 부위가 어느정도 넒은 경우에만 줄기세포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무릎은 관절연골 전층이 다 떨어지져 나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작은 이상 때문에 불편하고 아플 수 있습니다. 50, 60대가 되면서 무릎에 흔하게 생길 수 있는 퇴행성 변화 및 손상을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여 나이 먹고 있는 무릎과 내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터득해야 합니다.

그러나 때론, 조금은 강박적 성격이 있는 환자들은 조금 안 좋은 연골 긁어 내고 줄기세포로 재생하면 안되냐 하기도 합니다. 50% 두께로 손상된 관절연골을 긁어내고 줄기세포로 100% 두께 연골로 만들 수는 있어도, 새로 만들어진 100% 두께의 연골이 50%의 기존 연골보다 결코 더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줄기세포 치료가 아직 그 정도로 발전되지 못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는 이런 사람에게 쓰는 것

관절연골 손상의 치료는 미세골절술, 자가연골세포 이식술, 자가골연골 이식술 등 다양한 방법이있지만 각 치료법마다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이런 한계를 넘어서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고 쓰이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 일반적 치료보다 줄기세포가 더 효과가 있을까요? 나이가 50세 이상이면서 관절연골 결손 크기가 4cm2 이상인 경우입니다.

지금까지 얻을 수 있는 정보로 판단해 보면 기존 미세골절술을 비롯한 일반적 치료보다는 전반적으로 연골 재생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기대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회경제적 차원의 비용대비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습니다. 이른바 가성비가 떨어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질환을 치료하는데 비용대비 효과만으로 다 치료 방침을 결정할수는 없습니다. 좀더 보수적인 치료원칙에 보자면 기존의 일반적인 치료인 미세골절술의 적응증인 △일반적으로 치료결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되는 정도나 그것보다 조금 더 이상 부위가 크거나 △나이가 좀 더 많은 경우 △환자가 적극적인 줄기세포를 원하는 경우는 줄기세포 치료의 좋은 대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줄기세포의 미래는 기대해도 될까?

의사도, 환자도 수술 안하고 주사 한방으로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아쉽게도 수술 안하고 간단하게 주사로 치료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우리나라 전국에서 쓸 수 있도록 허가된 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줄기세포를 주사해서 치료하는 방법이나, 줄기세포에 마이크로 자석을 붙인 후 무릎 주위에 자기장을 걸어서 관절연골 이상이 있는 부위에 줄기세포가 모일 수 있는 3D 세포 네비게이션 방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절연골 뿐만 아니라 반월연골판(물렁뼈)도 줄기세포 및 3D 세포 프린팅을 이용한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습니다. 속도가 느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미래를 향해 한발한발 앞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줄기세포는 결코 마술(Magic)이 아닙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마술인 것처럼 환자를 호도하고 만병통치인 것처럼 맹신하는 환자들에게 현재 과도하게 시행되는 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20년 동안 무릎 환자만 봐온 의사의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환자에게 충분히 의미있는 정도의 도움이 되는 치료라는 확신은 듭니다. 새로운 치료인 줄기세포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는 환자이고 적절한 대상자라면 줄기세포 치료도 적극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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