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코로나 덜 걸린다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그런 논문들이 있었다. 예컨대 지난해 4월 발표된 프랑스 연구 두 건은 흡연이 “뜻밖의 코로나 19 예방 효과가 있으며, 걸려도 중증 악화 위험을 낮춘다”고 밝혔다.그러나 이런 ‘니코틴 가설’을 내세우는 일련의 연구들은 곧 반박당했다. 같은 해 8월, ‘네이처’에 실린 영국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코로나 19에 걸릴 위험이 14%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1,7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였다.그러던 중 ‘니코틴 가설’ 연구자들이 담배 회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의학저널(BMJ) 최신 호에 실린 탐사 보도에서다.

BMJ에 따르면 지난 3월 ‘유럽 호흡기 저널(European Respiratory Journal)’은 그리스의 심장 전문의 콘스탄티노스 파르살리노스 박사 등의 논문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저널은 저자들이 담배 회사와의 관계를 밝히지 않은 채 흡연이 코로나 감염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를 발표한 것은 부적절한 이해 상충의 문제로 봤다.

파르살리노스 박사는 다년간 ‘담배 해로움 줄이기(tobacco harm reduction)’ 연구에 참여했었다. 담배 회사의 후원하에 저타르, 저니코틴, 특수 필터 등이 흡연의 유해성을 낮춰준다는 연구를 진행했던 것. 또 그는 미국 액상 전자 담배 업계 등으로부터 수수료와 연구자금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유럽 호흡기 저널에 논문을 발표했다.

한편 철회된 논문의 다른 저자, 콘스탄티노스 파울라스 박사 역시 담배회사와의 관계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그리스의 비정부 단체 ‘노스모크(NOSMOKE)’에서 활동했는데, 그 단체가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설립한 ‘연기 없는 세상 재단’의 후원을 받았던 것. 재단은 연초 대신 전자담배를 지지, 홍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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