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스트레스, 향후 신체 통증으로 발현 (연구)

[사진=fizkes/gettyiamgesbank]
자금난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수십 년 후 신체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통증은 물리적인 부상이나 질병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게 아니다.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도 만성적인 통증을 일으키는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조지아 대학교와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금전적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적 요인이 통증에 만성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스트레스와 건강(Stress & Health)’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1980년대 미국 중서부 농가에서 발생한 경제 위기를 경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당시 미국 중서부 토지는 가치가 추락했고, 해당 지역에 사는 다수의 사람들은 사업에 실패하거나 직업을 잃는 등의 문제를 경험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재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한 사람들이 30년 후 통증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991년 시작된 이번 연구에는 총 508쌍의 부부가 참여했는데, 연구 시작 당시 이들은 이제 막 중년기에 접어드는 비교적 젊은 연령대의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각 부부가 어느 정도의 자금난을 겪고 있는지 조사했고, 실험참가자들이 느끼는 재정적 압박감과 삶에 대한 통제력 등을 확인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또한, 실험참가자들은 일반 감기부터 암까지 현재 그들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50개 항목 중 해당 사항을 체크했다.

그 결과, 재정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삶을 통제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연구 초기에 이 같은 상태를 보인 사람들은 연구 후반기에 신체적 통증을 더 많이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대로 가구 소득이 가장 높은 실험참가자들은 신체적 통증을 가장 적게 경험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 기간 실험참가자들의 재정적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궤적은 통증과 유의미한 상관성을 보였다. 재정적 스트레스 수치가 증가할수록 그에 상응해 삶에 대한 통제력 수치는 감소했고, 신체질병과 통증에 대한 통제력 수치 역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삶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면, 건강한 선택을 내리기 어렵기 때문에 통증을 더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운동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고, 건강한 음식보다는 값싼 정크푸드를 선택하게 되고, 강도 높은 업무를 하게 되는 등 건강과 거리가 있는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성 스트레스는 장기적으로 스트레스 반응과 연관이 있는 뇌 회로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이러한 점도 스트레스 경험 후 통증 수치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재정적 어려움을 경험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과학적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통제력을 높인다고 해서 자금난이나 실업 등의 구조적 혹은 사회적 문제를 당장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정서와 신체에 미치는 통증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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