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아요” 너도 나도 공황장애 호소!

[나해란의 시대정신 진단] 불안한 사회가 만든 '공황장애의 시대'

“선생님, 저 공황 증상 있어서 왔어요” “공황장애에 걸린 것 같아요”

진료실을 찾아 온 환자들에게 많이 듣는 말 중 하나입니다. 10여년전쯤 연예인 이경규씨가 공황 (恐慌)장애 치료를 받고 있다고 고백한 이후로 유명해진 병이지요. 요즘 환자들은 스스로 공황장애 진단을 내리고 옵니다. 그냥 약국에서 공황장애 치료제를 파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다행히도 진단 해 오신 환자분 중 진짜 공황장애 환자는 절반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저 공황발작이나 공황유사 증상을 겪은 경우가 더 많지요. 곧 죽을 것 같은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상태를 ‘공황발작’이라고 하는데, ‘공황장애’라는 질병으로 진단되려면 반복적 증상이 있어야 하고 공황발작이 올까 봐 계속 걱정이 돼 일상 생활에도 지장이 생겨야 합니다.

예컨데 공황발작을 우려해 급하게 빠져나오기 힘든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되거나, 갑자기 공황발작이 생겨서 난처해질까봐 사람 만나는 것이 꺼려지는 것 등이지요. 최소 한 달 이상 이런 걱정을 하면 우울증까지 생기곤 합니다.

하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공황발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스페인 정신의학자들이 2018년 12월 《정동장애지(Jonarnal of Affective Disorder)》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30대 10명 중 1명이 공황발작 증상을 겪지만, 실제로 공황장애로 진단되는 건 3%밖에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답니다. 공황증상을 겪는 사람 중 1/3만 진짜 공황장애 병에 걸린 것이지요.

왜 너도 나도 ‘공황장애’에 걸렸다고 병원을 찾아올까요?

물론 최근 실제로 공황장애가 늘기는 했습니다. 공황장애는 개인의 유전적인 성향이 중요하지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잘 못자고, 이를 이겨내려고 술을 잔뜩 마시며, 낮에는 잠 깨려고 커피를 몇 잔 마셨다면 백발백중 공황증상이 생길 겁니다.

그런데 요즘 일이나 인간 관계에 치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지기 쉬운데, 카페인이 일상이 되고 술로 스트레스를 풀며 답은 없어 보이는 사회에서 공황장애가 느는 건 당연한 현상이겠지요. 연예인들이 공황장애에 잘 걸리는 것도 비슷한 맥락일 겁니다. 일이 몰릴 때는 밤 낮을 구별없이 불규칙 적으로 일하고, 감정적 자극에 격렬히 노출되는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공황증상이 생기기 쉬울 겁니다.

공황발작이 오면 곧 죽을 것 같지만 통상 극심한 증상은 10분을 넘지 않습니다. 놀라서 119를 부르고 응급실에 가 이것저것 검사를 하면, 막상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그냥 집으로 가는 분들이 거의 모든 경우지요.

공황장애는 정신과 질환이지만, 정작 환자들이 처음 가는 곳은 응급실이며, 그 다음으로 순환기내과나 호흡기내과로 갔다가 마지막에나 찾아옵니다. 그래도 요새는 공황장애라고 스스로 의심하면서 정신과부터 찾아오시는 환자가 늘었으니, 역시 연예인의 힘과 검색 효과는 큰 것 같습니다.

공황장애의 치료에는 공황발작 이후 생기는 불안감을  없애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공황발작으로 절대로 죽지 않는다’, ‘과호흡 때문에 기절할 수 있어도 심장이 멎는 것이 아니다’고 누차 안심시켜 드리곤 하지요. 그런데도 몇몇 환자들은 진료실을 나가면서 걱정스런 얼굴로 이렇게 묻곤 합니다. “선생님 그래도 심장이나 폐 검사 다시 한번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공황이 늘어가는 공황의 시대

10여년 전 이경규씨가 공황장애를 ‘고백’해야 할 때만 해도 정신과에 간다는 말 꺼내기 어려웠지요. 하지만 공황장애는 ‘이상한 병’이 아니고 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뇌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면서 말하기 애매한 모든 정신질환은 ‘공황장애’가 돼 급격히 공황장애가 늘어난 기이한 현상을 만듭니다. 제가 보기엔 우울증이나 성격장애인데, ‘나 공황장애야’ 고 말하면 다들 ‘힘들겠구나. 약 먹고 쉬어야겠다’고 위로하고 받아들이는 사회적 합의가 생겼으니까요. 이런 맥락에서 ‘공황장애’가 정신과 병에 대한 거부감을 바꿔 놓는데 큰 공을 세운 것 같긴 합니다.

진료실에서 듣는 정신과 환자들의 호소는 지금 이 시대가 겪는 사회의 진통과 맞닿아 있습니다. 죽을 것 같은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현상은 그 만큼 더 불안한 사회가 됐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안정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되돌아보면, 오랫동안 우리 유전자에는 해 뜨면 논밭에서 일하다가 해 지면 잠에 들며, 평생 한 동네에서 별 다른 변화없이 살던 습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변화 무쌍한 시대에서 예전 유전자로는 자율신경계의 적응이 어려울 겁니다. 사회관계서비스(SNS)를 포함한 너무 많은 정보는 매순간 사람들을 자극시킵니다. 성실하게 일 해도 집 한 채 못사는데 마음의 안정을 찾으라는 건 잔인한 희망고문입니다. 이 시대의 우리는 누구라도 공황발작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불안한 사회’가 ‘불안한 마음’을 만들고, 공황장애 전성시대를 만들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어떤 위로와 처방을 드려야 도움될 수 있을까요?

항우울제, 항불안제로 개인 병리(病理)를 치료하는 것으로는 부족해 보입니다. 불안을 넘어 두려움을 유발하는 사회 병리(病理)가 무엇인지 함께 되짚어 봐야 할 시점입니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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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독자

    본인 경험! 공황장애 증상으로 길가다가 쓰러져 죽을 것 같은 무지막지한 공포심에 과호흡은 물론이고 길가다가 주저 앉아 극도로 몸을 떨며 떨떨 떨며 공포심을 느끼는 전형적 공항장애를 겪었지만 지금은 완전 정상입니다! 치료 방법은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 났을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마시고 도리어 에라이! 나죽어도 좋다 죽는 것 하나도 무섭지 않다!!! 왜? 이런 더러운 병 증상이 나한테 나타나지… 생각하면서 증상 병 자체를 증오하면서 분노를 느끼면 인체에서 스스로 공황장애에 대한 방어력이 생기며 증상이 물러가고 없어 진다는 것입니다! 즉 증상 발생시 증상에 정신적으로 밀려 나 죽을 것 같다 공포심을 느끼면 절대 평생 치료할 수없습니다!! 제가 그런 방법 딱 한번으로 단칼에 증상 물리치고 거의 20년동안 전혀 증상 나타나지 않고 정상입니다! 극도의 공포심에 질러 나 죽을 것 같다가 아니고 나 죽어도 좋다 이 더러운 병아~재수없게 왜?? 나한테 나타나지 물러가라 생각하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 그 순간 증상 완전 사라 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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