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잠’이 필요하다

[사진=VGstockstudio/gettyimagebank]
하룻밤 푹 자고 나면 해결방법이 생각날 거야.”

뭔가 고민하고 있을 때 주변에서 들려주는 말이다.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로 보이지만 뜻밖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

미국 ‘하버드헬스퍼블리싱’에 의하면 어떤 사안을 결정하거나 선택을 해야할 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잠을 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로버트 스틱골드 교수는 “우리는 잠자는 동안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한다. 뇌는 연결점을 찾는 ‘야간’ 작업을 한다. 그래서 잠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는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뇌가 잠자는 동안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깨어있는 상태에서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때, 장점과 단점 목록을 종이에 기록하는 방법이 있다. 스틱골드 교수는 보통 아이템이 너무 많고, 각 아이템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기 때문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반면, 잠자리에 들었을 때 뇌는 ‘그날 하루의 사건들을 훑어보고 미완인 채로 남은 일을 살펴본다. 그래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 때 혹은 일어난 직후 생겨난 감정을 알아내고 분류한다. 뇌는 이 기억 ‘태그’를 통해 어떤 사건이 중요했는지,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 위한 지표로 활용한다. 본질적으로 뇌는 “내가 너를 도울 수 있다”라고 말하는 셈이다.

두 가지 요소가 도움을 실행한다. 우선 전전두엽이 휴식한다. 이 부위는 합리적인 사고와 충동 조절을 포함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담당하지만, 딱히 아이디어를 처리할 범주나 이점이 없다. 전전두엽이 쉬는 동안 뇌는 자유롭게 연결하면서 ‘백그라운드(배후)’에서 처리를 할 수 있다.

이어 렘 수면에 들어가면 신경조절기인 부신수질호르몬과 세로토닌이 작동하지 않는다. 부신수질호르몬은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세로토닌이 차단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스틱골드 교수는, 뇌에서 더 느슨한 연결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믿는다. 두 신경 화학 물질이 막히면, 아이디어의 조각이 한데 모일 수 있다. 우리가 절대 눈치채지 못할 수 있는, 약한 연관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결과, 갑자기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00에 취직하고 싶지 않아” 또는 “그래, 00에 가야지”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이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직감적인 결정처럼 느껴질 수 있다. 최종결정이 아닐 수 있지만, 무언가 바뀌었다는 것은 알게 된다.

스틱골드 교수는 “우리는 자러 갔을 때와 같은 지점에 머물러 있지 않다”면서 “이는 비합리적인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과정을 전부 설명할 수 없고, 그렇게 나온 결정이 옳은지도 과학은 측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밤을 새우는 것은 효과가 없다

밤을 꼬박 새우는 것은 문제 해결에 큰 성과를 내기 힘들다. 스틱골드 교수는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골돌하게 빠져있으면 아드레날린의 급류를 유발할 수 있다. 아드레날린이 다시 잠잠해지려면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말한다.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고 오고가는 생각을 관찰하는 명상과 마찬가지로, 생각을 인정하고 자유롭게 흘러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래도 특정한 생각이 지속된다면, 진정시키는 방법이 있다. 차고문이 닫혀 있는지, 오븐이 꺼져 있는지 걱정이 된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확인하러 가는 것이 낫다. 이처럼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면 침대 옆에 메모장을 두고 ‘내일의 할 일’ 목록에 기록한다.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문제해결을 위해 한밤중에 일어나는 것. 결국 다음날 몸과 마음은 지쳐버리고, 결정이나 해결책은 멀어질 수 있다. 생각이 계속 진행되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중요하다. 스틱골드 교수는 “고민하는 시간을 선물처럼 생각하라. 이는, 두뇌에서 문제들을 챙긴 뒤 (수면 중) 믿을 수 없을 만큼 생산적인 8시간 동안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뇌를 세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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