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백신 파트너십, 국내 물량 확보 앞당길까?

한미 양국의 보건복지부 장관이 21일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양자 회담을 열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와 노바백스 간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면서, 국내 백신 공급이 한결 원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백신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데다 변이체가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어, 11월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더나, 노바백스 등 미국 백신 개발사들이 한국에 백신 위탁생산을 맡기며, 글로벌 백신 공급량을 더욱 늘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 위탁생산한 물량 중 일부는 국내 백신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물량은 아직까지 일부 선진국에 몰리고 있다. 미국은 국민의 절반이, 또 영국은 이미 절반 이상이 1회 이상 접종을 받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1회 이상 접종을 받은 인구가 24일 기준 7.4%에 불과하다. 하루 20만 명이 넘는 신규 감염자가 발생하는 인도도 1회 이상 접종률이 10%에 머물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접종률이 1% 미만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만큼, 3분기 이후 국내 백신 도입이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백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백신 지적재산권을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으나, 백신 특허권을 풀어주는 것이 글로벌 백신 공급 부족 문제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온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스트랜드 테라퓨틱스(Strand Therapeutics)의 제이크 베크래프트 최고경영자는 CNBC방송을 통해 백신 특허권 면제는 일종의 ‘정치극’이라고 표현했다. 전 세계 백신 공급 불균형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님에도, 이를 지지하고 나서는 정부가 있다는 설명이다. 베크래프트는 “이미 제조 중인 백신에 집중해, 해당 백신들의 공급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은 최첨단 제조 시설과 전문 인력이 필요한 만큼, 지재권을 면제해도 일부 국가들은 백신을 당장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어렵다. 생산이 가능하다 해도 제조 기술과 원재료, 생산시설 등을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인 인도마저 코로나 2차 유행 이후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백신 수출을 중단하는 방법으로 자국민 우선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태를 안정화시키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백신 부스터샷 추가 접종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점, 백신 빈국이 많은 아프리카들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보급하고 백신 제조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 백신 부작용 발생과 백신 원료 수급 문제 등도 국내 백신 물량 확보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휴온스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지만, 11월까지 집단면역을 이루는 실질적인 수혜부터 백신 빈국에서 백신 허브로 자리 잡는 목표까지 모두 달성하려면 이제부터는 기업 차원을 넘어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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