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불안 신드롬’ 등장…코로나에서 못 벗어날 것 같은 두려움

英 교수들, '코로나19 불안 신드롬'으로 명명

[사진=tommaso79/gettyimagesbank]
신경과학 박사이자 미국 시트콤 ‘빅뱅이론’의 여주인공인 마임 비아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비아릭과 그녀의 팟캐스트 공동진행자인 조나단 코헨은 최근 팟캐스트를 통해 코로나19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아릭은 “불안증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는 친구들이 요즘 따라 잠이 안 오고 배가 아플 때가 있다고 말한다”며 “이는 본인 스스로 모르고 있을 뿐 불안증”라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백신이 개발된 뒤에도 여전히 매일 수많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새로운 변이체가 등장하는 등 불안한 상황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해오는 것이다.

이를 과학자들은 ‘코로나19 불안 신드롬’이라고 칭한다. 이 신드롬은 불안증,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 강박장애(OCD) 등과 닮아있다.

국제학술지 ‘가정 의학과 1차 의료 저널(Journal of Family Medicine and Primary Care)’에 실린 2019년 논문에 따르면 재난·재해는 불안증, 우울증, PTSD 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재난·재해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정신질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는 특히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영국 킹스턴 대학교 런던의 아나 닉체비치 교수와 런던 사우스 뱅크 대학교의 마르칸토니오 스파다 교수는 코로나19 불안 신드롬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두 교수는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Psychiatry Research)저널’에 해당 신드롬이 회피, 강박적인 증상 체크, 걱정, 위협 감시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 신드롬에 빠진 사람들은 감염병에 걸릴까봐 집을 쉽게 나서지 못하고,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자신의 증상을 체크하며, 다른 사람과 대면하기를 거부하는 등의 특징을 보인다. 또한, 일상적인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 건강 염려증, 심지어 자살에 대한 생각까지 하는 특징을 보인다.

코로나19 불안 신드롬이라는 개념을 만든 두 영국 교수에 따르면 특정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특히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5가지 성격 요소 중 ‘신경성’을 보이는 사람들이 이 신드롬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대로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 등 나머지 4가지 성격 요소를 보이는 사람들은 이 신드롬에 빠질 위험이 낮다고 보았다. 신경성은 불쾌한 정서를 쉽게 느끼는 성향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신드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환경 심리학자인 리 챔버스는 의도적으로 긍정적인 소식을 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나쁜 뉴스들만 계속 접하면 ‘부정적 선입견’이 더욱 공고하게 자리 잡기 때문이다. 또한, 일상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은 조급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상황을 좀 더 느긋하게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 상태를 털어놓는 것도 상호 이해와 자신감 등을 높여 마음을 보다 안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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