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잠잠했던 독감…“올해 심해질 수 있다”

[사진=RealPeopleGroup/gettyimagesbank]
– 올 가을 독감 유행에 미칠 변수는 2가지

올 가을에는 독감 바이러스가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에는 독감과 감기 환자가 크게 줄었다. 독감과 감기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과 마찬가지로 비말이나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손을 깨끗하게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준수한 것이 위험률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것이라는 트윈데믹은 기우에 그쳤다.

그런데 올해는 진짜 독감 바이러스가 위세를 떨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보건대학 미생물학과 앤드류 패카쉬 교수는 독감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해의 다음 해에는 독감이 크게 유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선 면역력과 연관이 있다. 앤드류 교수는 미국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처럼 독감이 유행하지 않는 해에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형성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독감에 취약한 인구가 늘어나고, 돌아오는 새로운 독감 시즌에는 독감에 걸리는 사람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감에 걸리면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부분적으로 형성하게 된다.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된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이 독감에 취약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지난해 독감이 잠잠했던 만큼, 면역력을 형성할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많았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스콧 헨슬리 교수도 올해는 독감 감염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이 증가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다른 변수는 현재까지 조사된 올해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이 다른 해보다 적다는 점이다. 독감 시즌에 접종할 백신을 만들려면 올해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아종들을 예측해야 하는데, 올해는 다양한 아종들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실질적으로 올해 유행할 아종의 종류가 적은 것이라면, 백신으로 적절히 대응하기에 용이해진다. 하지만 샘플링을 위한 데이터 규모가 작은 탓에 지배적으로 유행할 아종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독감 시즌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우세하게 등장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에 속하는 H3N2는 매년 변이가 잦아 다른 아종보다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유행할 종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주사는 가을부터 접종을 시작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아직 독감에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지만, 과학자들은 이 시기 독감 바이러스에 촉을 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에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아종들을 선택하기 위해 2월에 이미 샘플을 수집했다. 또한, 과학자들은 6월이면 독감 시즌이 시작되는 남반구 지역의 아종들에 주목한다. 남반구 지역의 독감 바이러스 활동 패턴이 독감 시즌 다른 지역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남반구에서 처음 등장한 아종들이 그 해에 지배적으로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올해 지배적으로 유행할 독감 바이러스 아종을 파악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만약 과학자들의 예측과 실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 아종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독감 백신 접종의 효과는 유효하다고 설명한다. 일부 불일치하는 부분들이 있더라도, 독감 백신 접종을 통해 입원 및 사망 위험률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매년 가을 독감 주사를 당연하게 맞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그 해 유행할 독감 종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독감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사스코브2보다도 변이 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코로나19 팬데믹이 지금보다 잠잠해지더라도, 독감을 비롯한 여러 감염병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위생수칙을 지속적으로 잘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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