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정신 건강도 좀먹는다

[사진=Syuzanna Guseynova/gettyimagesbank]
기후 위기의 시대, 지구도 아프고 사람도 아프다. 기후 위기에 대한 걱정은 사람의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상에서 기후 위기를 실감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가 손쓰기 어려울 만큼 망가질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기후 변화’보다 ‘기후 위기’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며 지구 기온은 계속 오르고 있고 해수면과 수온은 상승 중이다. 폭염, 홍수, 가뭄, 대형 산불 등도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다. 지구 온도 상승폭이 1.5도를 넘으면 지구는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재앙이 닥칠 수 있다는 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일상에서 실감하지 못하는 만큼 기후 위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후 위기에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변화된 환경으로 우울감, 불안감 등 감정적 고통을 느끼는 것을 ‘솔라스탤지어(solastalgia)’라고 부른다.

심리학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걱정이 불안감, 슬픔, 괴로움 등을 촉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촉발되는 감정이다.

이러한 심리 상태는 집에 머물고 있을 때도 나타난다. 솔라스탤지어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사람들은 집에 머무는 동안에도 홍수, 지진, 산사태 등 자연재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감에 휩싸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불안정한 감정 상태를 완화할 수 있을까? 미국 심리학자인 제니퍼 하트스테인 박사는 자연과 보다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평온하게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자연과 조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푸른 하늘과 푸른 잔디가 보이는 공원이 될 수도 있고, 살랑살랑 바람이 불고 물결이 잔잔한 강가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장소에 자주 방문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현재 자신은 안전한 상태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외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집안으로 자연을 들이는 방법이 있다. 정원이 있다면 좋아하는 종류의 나무를 심어도 되고, 아파트 등의 주거 형태에 거주한다면 화분을 둘 수도 있겠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담은 액자를 걸어도 좋고, 이러한 풍경을 담은 영상을 보아도 좋다.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는 방법도 있다. 소소하게는 분리수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환경을 위한 작은 행동들을 실천하고, 보다 적극적으로는 환경이나 동물 보호 관련 모임이나 단체 활동을 해볼 수 있겠다. 이러한 모임에서 같은 뜻을 가지 사람들과 어울리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에 관심을 갖고 변화를 시도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게 되며, 이를 통해 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당장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너무 큰 사람이라면, 자연재해와 관련한 사고 소식들을 가급적 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코로나19 시국에도 각종 음모론이 개인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짜뉴스는 진짜뉴스보다 빠르게 번지는 ‘인포데믹스’의 성질이 있으니, 이런저런 소문의 진원지가 되는 SNS 채널 등은 언팔로우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소식은 접하지 않도록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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