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게임, 치매증상 개선에 효과 (연구)

[사진=IM3_025/gettyimagebank]
신체동작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엑서게임(exergame)’, 즉 운동게임이 노인들의 치매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시범연구에 의하면 장기요양시설에 거주하는 치매 환자들에게 운동게임 훈련을 실시한 결과 하지와 인지기능, 스텝에 대한 반응시간, 우울증 증상 등이 개선됐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 엘링 D 드 브루인 교수와 벨기에 연구팀은 재미있는 운동을 통해 치매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이 연구에서는 취리히공대 산하 업체가 개발한 운동게임(디비닷 센소)이 사용됐다.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 저널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과거 취리히연방공대가 수행한 연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2015년 이 대학은 신체와 인지 운동을 접목한 훈련에 참여한 노인들이 인지 능력과 신체 수행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건강한 사람들만 참여해 한계가 있었다.

당시의 발견을 바탕으로 이번에 연구팀은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확대했다. 벨기에 장기요양시설 2곳에서 중증 치매 증상이 있는 참가자 45명을 모집해 무작위 대조군 실험에 들어갔다. 참여자의 평균 연령은 85세.

참여자들은 두 집단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은 디비닷 센소로 한번에 15분, 1주일에 세 번씩 8주 동안 운동 세션을 수행했고, 다른 그룹은 자신이 선택한 뮤직비디오를 시청했다. 디비닷 센소는 스크린과 발로 밟는 플랫폼으로 구성된 장비인데, 바닥에 압력에 반응하는 센서가 설치되어 있다. 화면에 나타난 패턴을 보면서 그대로 발을 따라 옮기는 운동게임이다.

그 결과 운동게임에 참여한 노인들의 걸음걸이 속도, 인지 기능, 이동성, 균형, 스텝 반응 시간이 개선됐다. 다리 기능과 우울증 증세도 호전됐다. 스텝 반응 시간과 다리 기능이 향상되면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도 좋아질 수 있다. 반대로 뮤직비디오를 본 참여자들의 인지능력 등은 감소했다.

치매는 현재 치료약이 없다. 드 브루인 교수는 “처음으로 운동게임을 통해 치매 증상을 늦추는 것은 물론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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