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코로나19 완전 퇴치 가능할까?…인류의 전염병 극복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하다. 국내에서는 하루 70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백신 접종률이 높은 몇 개 국가를 제외하곤 감염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15일 오후 7시(세계표준시) 기준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1억3948만여 명, 사망자는 299만3000여 명이 발생했다. 사실 팬데믹(대유행병)을 유발하는 전염병은 인류 역사의 가장 큰 공포였다.

인류는 지난 1000여 년 동안 새로 만난 바이러스와 세균 때문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목숨을 잃어야만 했다. 바이러스와 세균으로 인한 전염병은 인류 문명을 온통 뒤흔들어 놓기도 했다.

이중 지금까지 인류가 완전 정복한 전염병은 천연두 하나밖에 없다. 코로나19도 현대 과학을 바탕으로 각종 백신이 속속 나오고 있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도 개발 중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완전 정복은 힘들고, 감기나 독감처럼 다른 계절성 바이러스와 유사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코로나19를 잡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면서 면역체계를 향상시킬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바이러스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1000년간 인류가 싸워온 전염병에 대해 알아본다.

1. 한센병

문둥병, 나병으로도 알려진 이 병은 구약성경에도 나올 만큼 역사가 깊다. 11세기 십자군전쟁 중 중동에서 강력한 나균이 유럽에 들어와 13세기까지 급속히 번졌다. 한센병은 한센병균이 피부, 말초신경계, 상기도의 점막을 침범하여 조직을 변형시키는 질환이다.

한센병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오면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2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연간 1만 명당 1건 미만으로 발생하는 드문 질환이 됐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 법정감염병에서 제2급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한센병은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으며, 성적인 접촉이나 임신을 통해서도 감염되지 않는다. 한센병 치료에는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함께 쓰는 병합 요법이 사용된다. 한센병은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나균을 소멸시켜 완치가 가능하다.

2. 흑사병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숨지게 한 흑사병(페스트)은 1348년 유럽에 상륙했다. 흑사병은 인도와 아시아 남부에 살고 있는 곰쥐의 벼룩을 통해 옮겨지는데 14세기 몽골군의 침략에 따라 유럽으로 몰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흑사병은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는데, 발병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적이므로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3. 매독

1494년 프랑스의 샤를르 8세는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병사로 연합군을 편성해 이탈리아를 침공했다. 그러나 나폴리에서 병사들에게서 나병보다 더 심한 피부병이 나기 시작, 긴급 철수해야만 했다. 매독 때문이었다.

최근까지는 콜럼버스가 이 병을 신대륙에서 가져왔고 스페인 병사들을 통해 퍼진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전에 유럽에서 유행했던 질병 프람베시아가 사실은 매독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지금은 ‘신대륙 기원설’과 ‘균 변이설’이 서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매독 치료는 환자가 매독의 어느 단계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1기, 2기, 그리고 초기 잠복매독의 경우 페니실린 근육주사를 맞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4. 발진티푸스

매독과 비슷한 시기에 키프로스 섬에서 전투에 참여했던 병사들을 통해 스페인에 들어왔다. 1526년 이탈리아를 침공한 프랑스 군에서 돌았으며, 19세기 초 아일랜드 감자 기근 때 다시 유행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200만∼3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발진티푸스 치료에는 항생제 독시사이클린이나 클로람페니콜이 사용된다.

5. 천연두

유럽이 매독과 발진티푸스 등에 시달릴 때 신대륙 아메리카는 생전 처음 겪는 역병에 시달려야만 했다. 스페인의 침입 이전 아메리카의 인구는 대략 1억 여 명이었으나, 이 중 90% 이상이 새 전염병 때문에 숨졌다. 바로 1518년 유행한 천연두였다.

2년 뒤 아스텍의 원주민들은 침략군인 스페인군을 물리칠 기회가 있었으나 천연두 때문에 퇴각해야만 했다. 천연두는 아스텍의 국경을 넘어 과테말라, 잉카제국 등을 초토화했다.

스페인 사람들은 대부분 어릴 적 이 병에 감염돼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면역력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다. 1980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에서 사라졌다고 공식발표했다.

3년 전인 1977년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환자가 발견된 뒤 환자가 보고되지 않았던 것이다. 국내에서는 1960년 3명이 이 병에 걸린 것을 끝으로 환자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최초의 천연두 백신은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개발되었다. 제너는 우두의 병변으로부터 채취한 성분을 환자에게 접종했더니, 천연두에 대한 면역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제너는 이러한 성분을 백신이라 명명했다.

백신을 이용한 천연두 예방접종을 하고 나면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은 약 3~5년 정도 지속되고, 이후 다시 예방접종을 하게 되면 면역력은 더 오래 지속된다. 또한 천연두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3일 이내에 백신을 맞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천연두 증상을 상당히 완화시킬 수 있다.

4~7일째에 백신을 맞게 되면, 어느 정도 보호 작용이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천연두 증상이 계속 악화될 수도 있다. 백신 이외의 치료로는 기본적으로 천연두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상처의 치료, 감염통제 등 보조적인 방법을 이용한다.

6. 결핵

인도에선 기원전 1000년경, 중국에선 수나라 때 결핵에 대한 기록이 있었지만 대규모 창궐은 유럽에서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된 19세기에 비로소 이뤄졌다. 최근 200년 동안 10억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결핵을 예방하려면 비씨지(BCG) 접종을 해야 한다. 비씨지는 우형 결핵균의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것으로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결핵에 대한 면역을 갖게 하는 백신이다.

결핵균에 감염되기 전 비씨지 접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률이 5분의 1로 줄어드는데, 이 효과는 10년 이상 지속된다. 치료에는 항결핵제가 사용된다.

결핵은 꾸준히 이를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현재 결핵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항결핵제는 모두 9~10종이 있다.

7. 스페인독감

20세기 들어 세균학이 승리를 거두고 있었지만 뜻밖의 복병이 나타났다. 이탈리아말로 ‘천체의 영향’이란 뜻의 인플루엔자, 즉 독감이었다. 1918년부터 2년 동안 지구촌을 휩쓸면서 2500만∼1억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 기간 우리나라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돼 14만 명이 숨졌다.

스페인독감은 1차 대전 때 미국의 병영에서 첫 발생했으며 병사들의 이동에 따라 세계로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선 프랑스 전선에서 먼저 발병했으나 스페인 언론에서 이를 보도했다고 해서 스페인독감이라고 이름 붙었다.

8. 콜레라

이것도 유럽의 식민지 정책이 퍼뜨린 병이었다. 콜레라는 원래 인도의 벵갈 지방에 유행하던 풍토병이다. 1817년 영국군의 배를 통해 캘커타로 옮아졌고, 1826년 벵갈 지방에 재유행하면서 러시아 남부에까지 퍼졌다.

러시아는 전쟁을 통해 페르시아, 터키, 폴란드 등에 이 병을 옮겼고, 1830년대엔 이집트, 영국, 캐나다, 미국, 멕시코까지 퍼졌다. 수액주입으로 손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공급하고 체내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는 것이 콜레라의 주된 치료 방법이다.

구토가 없고, 중증 탈수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에는 경구 수액 보충이 가능하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테트라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 박트림, 시프로플록사신 등의 항생제가 사용된다.

9. 말라리아

기원전부터 아시아와 유럽 등에 있었으며 기원전 5세기 히포크라테스의 기록에도 나오지만 아메리카에는 없었다. 1493년 남미를 초토화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0년에 24억 명이 이 병에 걸렸지만 지속적인 모기장 공급 운동의 덕분에 5억 명으로 줄었다. 말라리아에 대한 백신은 없다.

가능한 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말라리아 예방약을 복용한다. 동남아시아, 중동, 중부아프리카, 중남미 등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말라리아 치료약은 예상되는 원충의 약에 대한 내성을 감안해 선택돼야 한다. 클로로퀸은 가격이 싸고 매우 효과적이어서 수년간 광범위한 지역에서 말라리아 치료의 선택약이다.

하지만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클로로퀸에 내성이 생긴 열대열원충으로 그 유행지역이 확장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다른 약제 역시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0. 에이즈

1980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마이클 고트리브 박사는 생전 처음 보는 환자를 만났다. 32세의 화가였는데 목구멍에 지독한 진균 감염이 있었고 폐렴도 겹쳐 있었다.

고트리브는 이 환자의 혈액을 검사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면역조직이 완전히 망가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고트리브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즉각 보고했고 CDC의 주보를 통해 세계에 알려졌다.

1983년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의 몽따니에 박사가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바이러스 자체를 박멸하지는 못하지만 병을 억제 관리하는 수준까지 왔다.

에이즈 치료제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여 질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약물이다. 종류로 역전사효소억제제, 단백분해효소억제제 등이 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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