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백신 책임자 “AZ 백신, 혈전증 일으킨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희귀한 뇌혈전증을 일으키는 것이 명확하다고 유럽의약품(EMA)의 백신 관련 최고 책임자가 밝혔다.

5일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EMA의 마르코 가발레리 백신평가국장은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제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뇌 혈전증을 일으키는 것이 명확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아직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곧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옥스퍼드대와 아스트라제네카는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일으키는 희귀한 혈전증은 대뇌정맥동혈전증(CVST·cerebral venous sinus thrombosis)이라는 병이다. 뇌정맥동혈전증은 뇌의 경막층 사이에 있는 혈액 통로인 정맥동에서 혈액이 응고돼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뇌 조직으로 스며들어가는 희귀병.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선천적으로 뇌혈관기형이 있는 환자 중심으로 100만 명당 4~5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뒤 이 질병의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지난달 20대 환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CVST 진단을 받고 1주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것으로 보고됐다.

가발레리 국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조만간 EMA가 백신과 혈전 부작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힐 것”이라고 밝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뇌 혈전 부작용과 관련한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EMA와 WHO 등은 “백신 접종으로 얻는 이점이 부작용보다 크다”며 백신 접종을 장려해왔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와 뇌혈전증의 인과성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뇌혈전증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진다면 접종을 제한하는 정부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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