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산만함, 창의력 북돋을 수 있어”

[사진=JV_PHOTO/gettyimagebank]
위대한 아이디어는 종종 의외의 순간에 나타난다.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는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밤에 잠잘 준비를 하는 동안 새로운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수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버스 여행을 하면서 혹은 해변을 산책할 때 어려운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냈다. 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때때로 목욕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크리스티는 자서전에서 “나는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에 발명은 빈등거림에서 생겨난다”고 쓰고 있다.

BBC 온라인판에서는 이러한 사례들이 창의력이 구체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적절한 산만함이 혁신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증거로 여겨진다고 소개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두뇌가 무대 뒤편에서 일하듯, 지금 해야 하는 일과 전혀 다른 것에 집중하는 ‘인큐베이션’ 기간이 지난 후 창조적 통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

인큐베이션 기간이 새롭고 창의적인 통찰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무의식의 힘 덕분이다. 과제를 떠나있어도 뇌는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이유는 일에서 심리적 거리를 두는 것이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도록 이끈다는 점. 오랜 시간 한 문제에 집중하면 특정한 해결책에 매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적당히’ 산만할 때 창의력이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만큼 개인과 기업 모두 이를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가령 소설가든, 광고 제작자든, 기업 전략가든 마감이 임박하면 당면 과제에서 잠시라도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는 생산적이지 않다. 물론 일을 마냥 미루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를 시간을 벌기 위해, 의도적으로 다른 곳에 잠시 정신을 팔거나 멍 때리는 것에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특히 기업의 리더들은 직원들이 쉬는 모습을 보고 야단치기 보다 독려해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생각이 막혔을 때 창의력을 유발하고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는데 ‘걷기’ 만한 것이 없다. 걷기의 효과는 실내, 실외가 비슷해서 더 많이 걷도록 유도하는 직장 공간을 설계할 수도 있다. 그 대표적 사례로 2017년 5월 문을 연 애플의 본사를 들 수 있다. 원형으로 설계된 애플파크의 지름은 461m. 이러한 구조는 상호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우연한 만남과 대화를 자극해 창조적인 산만함을 촉진할 수 있다.

모든 회사가 새 사옥을 마련할 수 없어도 관리자의 자세는 바꿀 수 있다. 직원들이 커피를 마시거나 멍 때리는 등 다소 산만해지는 순간을 허용 하라는 얘기다. 산만함을 ‘적절한 수준’에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치열한 경쟁사회가 요구하는 혁신적 아이디어는 더 느슨하고 덜 집중된 사고와 마음의 여유를 가질 때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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