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지방간? 설탕이 아이 간 망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세계 아이들에게서 지방간 질환이 늘고 있는 가운데, 그 주범으로 ‘첨가당’이 지목됐다. 과도한 설탕 섭취로 인해 아이들의 간이 망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와 암 치료 및 연구 전문 병원 시티오브호프(City of Hope)의 응용유전체학연구소(Translational Genomics Research Institute; TGen) 연구진은 20개 이상의 연구를 검토해 식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제2형 당뇨병 같은 질환과 마찬가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성인에게서만 발병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 사이에서도 증가하고 있어 그 요인을 분석한 결과, 과당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심각한 질환에서 간 이식,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만성질환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간에서 대사 되지 못한 남는 과당, 지방간 만든다

이번 연구를 이끈 수석저자인 요한나 디스테파노 박사는 “과당이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키고 정상적인 세포기능을 변형시키며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며 “운동이 부족하거나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탕은 과당(fructose)과 포도당(glucose)으로 구성되어 있다. 포도당은 우리 몸이 좋아하는 탄수화물 기반 에너지원으로 우리 몸 곳곳에서 대사가 이루어진다. 반면 과당은 간에서만 대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몸에 들어오면 먼저 모두 간으로 가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많은 양의 과당이 들어오면 미쳐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남는 과당이 생기게 되고, 이는 간에 지방으로 쌓여 지방간이 생기게 된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어릴 때 첨가당의 과도한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조기의 중요한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아이들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이 어렵다는 것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특히 아이들에게서 명확한 증상이 없고 현재로서는 생체지표의 정확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보통 혈액 샘플에서 비정상적인 간효소가 발견되는 비만 청소년에게서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추가 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정밀 진단 영상촬영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접근방식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스펙트럼을 적절하게 구별하지 못하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진단하려면 조직검사를 해야한다.

연구진은 “높은 과당 섭취가 가져오는 장단기 영향과 아이들 사이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발병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분명한 것은 식습관에서 첨가당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아이들의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도한 과당 섭취와 소아 지방간질환 사이의 관계(The relationship between excessive dietary fructose consumption and pediatric fatty liver disease)’라는 제목으로 ‘소아비만(Pediatric Obesity)’ 저널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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