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에 대한 편견, 동영상 사이트에 난무

[사진=Prostock-Studio/gettyiamgesbank]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정보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널리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후, 우울증 환자가 늘었다. 코로나 블루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각종 정보를 찾게 되는데, 이 같은 정보가 오히려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울증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큰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 임상심리학과 연구팀은 많은 사람들이 접근 가능한 공론장에서 우울증이 어떻게 묘사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관련한 유튜브 영상 327개를 분석해, 우울증의 원인과 추천 치료법 등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상들이 많았다. 연구팀이 확인한 유튜브 영상 중 50%는 우울증을 ‘뇌 질환’ 혹은 ‘화학적 불균형’ 등 생물학적인 문제로만 보았고, 40%는 직업을 잃거나 학대를 당하는 등 환경적인 문제로만 평가했다. 이러한 내용들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이다.

영상 다수, 우울증 원인·치료 등에 이해 부족

우울증은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하지만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영상 중 단 8%만이 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우울증은 ‘생물·심리·사회적 접근’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영상은 그 원인이 한 가지에만 있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우울증이 화학적 불균형에 기인한다는 점에만 초점을 두면, 환자들은 항우울제 복용으로 우울증이 충분히 개선될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심리치료, 운동, 사회적 교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을 통한 개선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우울증이 생물학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생각은 우울증을 질환으로 인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우울증 환자가 ‘남과 다르다’거나 ‘위험하다’는 등의 편견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의료저널 ‘건강 문제(HEALTH AFFAIRS)’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설문 응답자의 30%가 우울증이 있는 사람을 ‘폭력적’이라고 생각했고, 20%는 강제 입원 치료에 동의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우울증을 개선하기 어려운 질환으로 보는 편견 역시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 우울증이 만성화되고, 수년간 지속될 수는 있다. 우울증 환자들은 무기력하고 희망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 평생 이 같은 심리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에 환자가 잘 협조하면 몇 달 안에 개선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질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연구팀은 유튜브 영상들에서 무책임한 태도들도 확인했다. 가령 어떤 음식을 먹으면 혹은 어떤 운동을 하면 우울증이 나을 것이란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영상들이다. 예를 들어 초콜릿을 먹으면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우울증 환자의 상태가 호전될 것이란 내용의 영상이다. 음식이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지만, 치료제는 아니다. 특정 음식이나 운동이 우울증을 낫게 만들 것이란 내용은 우울증을 자칫 가볍게 여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영상 제작자는 질환처럼 전문가 영역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 질환에 대한 편견을 더욱 공고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미 “우울증은 실재하지 않아”라거나 “우울증에 걸린다는 건 나약하다는 거야”와 같은 잘못된 인식으로 우울증을 방치하거나 치료를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환자들에게 더욱 독이 된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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