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코로나 속 정신건강 지키기…잘 자고, 운동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정신건강도 악화되기 쉬운 환경을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시민의 정신건강을 짓누르는 현실이 위태롭기만 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탓에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의들은 “사회적 고립에 경제난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우울장애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고민을 나눌 사람들과의 접촉도 힘들어 정신건강 개선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어떤 방법이 정신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까. 건강을 위한 필수 조건은 잘 먹고, 많이 움직이고, 잘 자는 것이다. 이는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중 정신건강과 특히 더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정신건강과 수면, 식사, 운동의 3가지 건강 조건의 연관성을 분석한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수면의 질과 양이 특히 정신건강과 밀접한 연관을 보였다.

3가지 건강 요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기분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히 수면에 좀 더 신경 쓰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인종, 체질량지수, 건강 컨디션 등의 변수는 통제한 상태에서 분석을 진행한 결과, 우울증 척도를 가늠하는 가장 강력한 지표는 수면의 양과 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 8~12시간의 잠을 잔 사람들과 수면의 질이 좋은 편인 것으로 보고한 사람들이 우울 수치가 가장 낮았다.

신체활동 즉 운동은 수면 다음으로 우울증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기능했다. 운동은 엔도르핀 등을 분비시켜 기분과 에너지를 북돋우는 역할을 한다.

우울증을 예측하는 가장 약한 지표는 식습관이었다. 채소와 과일 섭취가 행복도와 연관성을 보이긴 했지만, 우울 징후를 확인하는 지표로는 그 강도가 약했다.

우선 정신건강에 가장 중요한 수면을 잘 취하는 방법부터 알아보자.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 의과대학 연구팀은 “수면과 관련해 가장 근거 없는 믿음은 밤에 5시간 정도만 자도 괜찮다는 것”이라며 성인들은 매일 밤 적어도 7시간의 수면을 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가 제시한 적정 수면시간을 유지하기 위한 ‘수면위생 수칙’은 다음과 같다.

△낮잠을 피한다

밤에 충분히 자지 못해 낮에 피곤하고 졸려서 낮잠을 자게 되면 밤에 다시 잠을 못 자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수면장애가 있다면 낮잠을 자지 않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누워 있는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예를 들어 수면시간을 8시간으로 결정했으면 잠을 잘 잤는지의 여부와 관계없이 침대에 눕기 시작한 순간부터 8시간이 지나면 바로 일어나야 한다.

△잠자리에 든 후 10분 이상 경과해도 잠이 오지 않으면 잠시 일어나는 게 좋다

침대 밖으로 나와 가벼운 작업을 하면서 잠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이때 TV를 보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것이 좋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한다

주중에 수면이 부족했다고 해서 주말에 늦잠을 자지 않도록 한다.

△잠자리에 들기 2시간 전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등을 피한다

술은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지만, 숙면을 방해해 자주 깨고 깊이 잠들지 못하게 한다.

△배고픈 느낌인 공복감도 잠들기 어려운 원인이 되므로 우유 등을 따뜻하게 데워서 마시면 도움이 된다

잠을 잘 오게 하는 간식을 먹고,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잠자리에서 멀리 치워놓는 게 좋다.

이런 수칙을 잘 지켜 수면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음은 운동이다. 운동과 관련해서는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가 확 줄어든다는 뚜렷한 연구 결과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정신과 연구팀이 15만여 명의 운동 상태와 정신건강을 체크하고 7년 뒤 이들의 정신건강 상태를 분석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이 80여 년 동안 추적 조사한 코호트 연구결과를 비롯해서 수많은 연구에서 운동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증거들이 나왔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지, 어떻게 운동해야 정신장애를 극복하고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지, 운동이 정신건강을 좋게 하는 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이에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15만2978명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연구를 한 결과,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함께 한 사람은 운동을 안 한 사람보다 우울증 발생 확률은 98%, 불안장애 발생은 60% 낮았다.

두 가지 중 하나만 운동한 사람은 운동을 아예 안한 사람보다 정신장애 발생률은 낮았지만, 정도는 훨씬 적었다. 연구팀은 “운동과 정신건강의 관계는 보다 더 명확해졌고, 각기 다른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신체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좋다는 것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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