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에 ‘방어적 태도’ 취하게 되는 이유 (연구)

[사진=Cineberg/gettyimagesbank]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이 작든 크든, 인정하기 싫어하는 습성이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방어적인 태도’를 유독 심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정치인들의 밥그릇 싸움부터 어린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까지 그 속을 들여다보면, 사람이 가진 방어적인 자세가 드러난다. 누구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유독 방어적인 사람들이 있다는 것.

최근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연구팀이 ‘영국사회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방어적 태도는 사회적·도덕적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존재가 있을 때 다소 누그러든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 187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잘못했던 순간을 떠올려보고, 이에 대해 간략히 기록해보도록 했다. 그 다음, 자신이 저지른 잘못의 정도가 얼마나 크다고 생각하는지, 죄책감은 얼마나 드는지, 비판에 대해서는 얼마나 수용하는지, 상대방으로부터 얼마나 사랑 혹은 인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등에 대해 답하도록 했다.

그 다음, 내면에 내재한 생각을 측정하는 검사법인 ‘내재적 연관 검사(IAT)’를 치르도록 했다. ‘나’라는 단어처럼 자신과 연관된 단어와 ‘비판’처럼 죄책감과 연관이 있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테스트와 자신과 연관된 단어와 ‘미덕’처럼 결백과 연관이 있는 단어들이 등장했을 때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검사를 진행했다. 만약, 후자보다 전자에 대한 반응이 빨랐다면, 죄책감이 내재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험 결과,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 혹은 인정을 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내재된 죄책감과 겉으로 표출한 죄책감이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채식과 육식을 모두 하는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육류 산업의 잔인성을 강조한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후 실험참가자 절반에게는 육류 섭취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받은 실험참가자들은 내재적 죄책감과 겉으로 표출하는 죄책감이 비교적 일치했다. 반면, 이러한 메시지를 받지 못한 실험참가자들은 내재적 죄책감과 겉으로 드러낸 죄책감이 서로 불일치했다. 후자에 속하는 사람들은 죄책감이 내재해 있었지만, 겉으로는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는 의미다.

메시지를 전달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동물권과 관련한 단체에 대한 기부 의사도 보다 많이 밝혔다.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사회에 보다 보탬이 되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방어적인 태도는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상대방이 자신을 더욱 불신하는 원인이 되거나,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두 번째 실험에서 보듯, 방어적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은 사회에 보탬이 되는 행동도 덜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 지지와 인정을 받는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방어적 태도를 덜 취한다는 점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 사이의 인정과 존중이 왜 필요한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 실험이었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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