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킴리아, 1샷 완치 기대…’한번에 5억’

[사진=wildpixel/gettyimagesbank]
암 환자 1인을 위한 개인 맞춤형 항암제 ‘킴리아주’가 국내 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으며, 암 치료 혁신을 예고했다. 단, 고가의 약값이 해결 과제로 남았다.

킴리아는 지난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치료제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면역세포(T세포)를 암 치료에 사용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실질적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 혈액암 환자가 킴리아 1회 투여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얻었으며, 장기 생존 가능성도 기대되는 결과를 얻었다.

국내에서는 성인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과 소아 및 젊은 성인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등 두 질환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았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원석 교수는 “혈액암 중 가장 흔한 악성 림프종, 그 중에서도 악성 림프종의 40%에 해당하는 DLBCL은 재발 시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편”이라며 “표준치료법인 구제화학요법이 처음부터 듣지 않는 환자도 있고, 2차에서 구제요법 시행 시 반응이 없는 환자, 자가조혈모세포이식 후에도 재발하는 환자가 있는데 이런 경우 그 다음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발성·불응성 DLBCL 환자 치료에 어려움이 있는 가운데, 킴리아는 기대 여명을 높이고 완전 관해에 도달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LL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혈액종양내과 강형진 교수는 “ALL은 재발 또는 불응 시 치료 성적이 더 나쁘다. 한 번 불응이 되면 점점 치료하기 어려워진다”며 “조혈모세포이식 시에 발행하는 불임, 탈모 등의 합병증도 환자들을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킴리아는 불응이나 재발하는 ALL 환자들의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 10개국 27개 기관이 진행한 DLBCL 임상 데이터에 의하면, 킴리아는 투여 3개월 만에 환자의 39.1%가 완전 관해를 달성했다. 기대 여명이 6개월 전후에 불과했던 환자들에게 완치 희망이 생긴 것. ALL 임상에서는 3개월 내 완전 관해가 무려 82%에 달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들에게는 현재로써 최고의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킴리아 제조 과정의 복잡성에 있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인 킴리아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서 T세포를 채취해 동결시킨 다음,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고 배양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미국으로 운반해야 한다. 해당 시설에서 T세포에 암세포를 인지하는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 유전자를 발현시킨 뒤, 세포배양을 한다. 국내로 들어오기 전 품질관리 절차도 거친다. 국내에 들어온 뒤에는 림프구 고갈 화학요법을 거쳐 환자에게 주입한다.

이처럼 복잡한 제조·치료 과정은 비용 문제로 이어진다. 킴리아 1회 투여 비용은 미국 기준 45만 5000달러로, 한화로 5억 원이 넘는다. 일본에서는 1샷에 3350만 엔으로, 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된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킴리아는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가의 약인 만큼 급여화가 절실하지만, 건보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는 만큼 국민적 합의를 얻어 적정 급여 비용을 산출하는 과제가 남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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