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닮는다.. 식성에 외모, 질병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 전 날씬했던 여성이 남편처럼 비만으로 바뀐 경우가 있다. 총각 때부터 야식을 즐기던 남편을 따라 늦은 밤 고기튀김 등을 자주 먹다보니 살이 쪘다는 것이다. 매콤하고 짠 음식을 좋아하는 남편의 입맛에 맞게 요리를 하면서 식성도 변했다. 흔히   ‘부부는 닮는다’는 말을 한다. 외모에 취미, 심지어 같은 질병으로 고생하는 부부들이 있다. DNA가 서로 다른 부부가 결혼 후 비슷한 병을 앓는 경우를 알아보자.

◆ 부부가 병도 닮는 이유

부부는 한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식성도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다. ‘싱겁다’는 잔소리에 늘 소금이나 진한 양념을 추가하다 보면 자신의 식성도 배우자를 따라 간다. 운동을 싫어하고 음주 · 흡연처럼 나쁜 생활습관도 닮을 수 있다.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복부 비만 등의 질병을 조사한 결과 부부가 함께 앓는다는 논문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부부 중 한쪽에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으면 배우자의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 위험이 각각 2.5배, 2배, 1.7배 높았다. 한쪽 배우자에게 우울증이 있을 경우 다른 배우자에게 같은 위험인자가 있을 위험이 3.8배 증가했다. 한쪽 배우자가 아침 식사를 거르면, 다른 배우자도 함께 식사를 거를 위험은 7배나 됐다. 또 한쪽 배우자가 운동을 하지 않으면 다른 배우자의 운동 부족 위험이 2.4배였다(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팀 논문).

◆ 부부가 차례로 위암을 앓은 경우

부부가 함께 위암을 겪은 경우는 짠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뿐 아니라 찌개, 반찬을 함께 떠먹는 문화도 큰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각자의 수저로 찌개 하나를 함께 떠먹는 문화가 줄어들고 있지만 일부에선 찌개, 반찬을 공유하는 식습관이 여전하다. 각자의 입에 들어갔던 수저나 젓가락을 통해 발암물질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질 수 있다.

직장 회식 등을 통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남편이 배우자에게 옮길 수 있다. 국립암센터 자료를 보면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위암 발병 위험이 4.5배 높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위암 위험이 2.5배 가량 증가한다. 예전에는 집안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았다. 담배 필터를 거치지 않은 담배 연기는 발암물질이 더 많다.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던 배우자가 폐암, 위암에 걸리는 이유다.

◆ 부부는 노쇠와 근력감소도 함께 겪는다

남편이 노쇠한 경우 부인에게도 노쇠 증상이 나타날 확률은 4.62배, 부인이 노쇠한 경우 남편이 노쇠할 가능성은 3.34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기 신체 상태를 가늠할 수 있는 5가지 항목 (보행속도 저하·악력 저하·극도의 피로감·체중 감소·신체 활동량 감소) 중 3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노쇠로 판단한 뒤 이런 현상이 부부에게 모두 나타나는지 살펴 본 연구결과다(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연구팀).

◆ 부부는 건강수명 파트너.. 함께 노력해야

요즘은 건강에 신경 쓰는 부부들이 늘어 짜게 먹으면 오히려 “싱겁게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배우자들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집콕으로 근력이 떨어지면 계단을 오르라고 조언한다. 고기, 달걀, 콩 등 단백질 음식을 자주 먹는 노부부들도 많다. 집에서도 작은 접시를 이용해 찌개나 반찬을 따로 덜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다.

부부가 오래 살수록 감정 표현이 비슷해지면서 근육과 주름의 움직임이 같아져 인상이 닮아갈 수 있다. 부부가 늘 웃는다면 둘 다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 부부싸움을 자주 하면 얼굴에 주름이 늘 수 있다. 100세 건강수명(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부부가 함께 여는 것이다. 나쁜 것은 닮지 말고 좋은 생활습관만 닮자.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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