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숙면, 미래의 정신건강에 중요”

[사진=irina_geo/gettyimagebank]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아이를 잠에서 깨우기 위해 고군분투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모로서는 속 터지는 일이지만 어쨌거나 청소년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미래의 건강한 삶에 필수적이다.

10대의 수면 문제는 보다 신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BBC 온라인판에 의하면 청소년기 수면이 현재는 물론 미래의 정신 건강에 중요하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심각한 수면 부족이나 수면장애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흔한 우울증 증상 중 하나다. 성인의 경우 우울증 환자의 92%가 수면장애를 호소한다.

우울증 이전에 수면문제가 시작되어 훗날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2020년 발표된 연구에서 서섹스 대학 심리학자 페이스 오차드 교수는 15~24세의 대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자료를 조사했다. 15세 때 잠을 잘 못 잔다고 보고했지만 당시 우울증 불안감이 없었던 이들이 17세, 21세, 24세가 되면서 또래들보다 불안이나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성인의 수면 문제도 우울증의 예측 변수가 될 수 있다. 15만 명을 대상으로 한 34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수면장애를 가진 경우 나중에 우울증에 걸릴 상대적인 위험이 두 배로 증가했다. 물론, 불면증을 가진 사람들 모두가 우울증에 걸릴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왜 정신 건강에 나쁜 것일까.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친구와 가족과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생기고, 의욕이 떨어지고, 짜증은 늘어나는 등 인간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주면서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물학적 요소도 추가된다. 수면 부족이 생기면 신체내부 염증이 심해질 수 있고 이것이 정신 건강 문제와도 연관된다.

수면 장애와 관련해 우울증 외에 다른 정신건강 문제와의 관계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저명한 신경과학자 러셀 포스터 교수에 의하면 자연적인 수면과 잠에서 깨어나는 사이클을 뜻하는 순환기 시계의 교란은 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드물지 않다. 그의 동료인 임상심리학자 대니얼 프리먼은 수면장애를 정신건강 관리에 있어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서로 다른 진단에서 수면문제가 부상하기 때문에 오히려 소홀히 다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불면증과 정신 건강 문제는 서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괴로워서 잠을 잘 수 없고, 잠을 잘 수 없기에 더 괴로움을 느끼는 등 갈수록 심각해진다. 따라서 수면장애는 조기에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수면을 돕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낮에 충분한 햇빛을 쐰다. 20분 이상 낮잠을 자지 않는다. 저녁 늦은 시간에는 먹거나 운동하거나 카페인을 마시지 않는다. 침대에서 이메일을 챙겨보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주제로 대화하지 않는다. 침실은 시원하게, 조용하게, 어둡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든다.

잠을 더 잘 잔다고 정신 건강 위기가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0대 청소년들이 잠을 잘 자는 것은 몸과 마음에 두루 좋은 보약과 같다는 결론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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