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고구마·콩…저항성 녹말, 대장암 예방 효과(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내 소화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는 탄수화물, 즉 저항성 녹말이 대장암과 당뇨병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창자에서 소화되지 않는 저항성 녹말은 큰창자에서 발효해 좋은 박테리아(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며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저항성 녹말은 통곡류와 일부 콩류를 비롯해 씨앗의 껍질, 고구마, 감자, 옥수수, 차갑게 식힌 쌀밥 등에 많이 들어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저항성 녹말은 5가지 형태가 있는데 식이섬유와 비슷하지만 더욱 건강에 좋고, 치료약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대장에서 암으로 변화할 위험이 있는 폴립을 치료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혈당을 조절해 당뇨를 예방하며 △건강 체중을 유지해주고 △염증을 줄이며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등의 염증성 장 질환을 예방, 치료한다.

또 대장에서 유익한 박테리아의 성장을 돕는다. 이와 관련해 2010년 버지니아공대 연구팀은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저항성 녹말은 작은창자의 아밀라제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진입한다. 대장의 박테리아는 이를 발효해 짧은사슬지방산(단쇄지방산)으로 분해한다.

이 지방산은 좋은 박테리아가 잘 자라게 하는 반면 병원성 박테리아의 성장은 억제한다. 이 같은 발효와 그 산물인 지방산은 대장 내벽을 이루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이에 따라 감염을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 내벽 세포는 두꺼워지고 건강해진다. 그러면 이들 세포에 좋은 박테리아가 정착, 번성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저항성 녹말은 유익균과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불용성(녹지 않는) 섬유질처럼 대변의 양을 늘려주며 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해준다. 이 두 가지는 장 건강의 지표가 된다. 이에 더해 짧은 사슬지방산의 한 종류인 뷰티르산은 대장암의 예방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채소 위주의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에는 저항성 녹말이 많이 들어있지만 온도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파스타와 쌀에 풍부하게 들어있기는 상온에서만 효용이 있다.

따라서 파스타는 샐러드로, 쌀은 초밥으로 먹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현미, 통보리, 오트밀 등의 통곡류와 각종 콩은 뜨거운 상태에서도 저항성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온도와 상관없이 먹을 수 있다.

이 연구 결과(Resistant starch: a promising dietary agent for the prevention/treatment of inflammatory bowel disease and bowel cancer)는 ‘커런트 오피니언 인 개스트로엔터롤로지(Current Opinion in Gastroenter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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