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쁘면 덜 불안할까? 그렇지 않은 이유 (연구)

[사진=Wanlee Prachyapanaprai/gettyimagesbank]
하루 종일 단순 작업으로 바쁘게 보내는 것보다는 한 가지 활동을 하더라도 의미 있는 일을 할 때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감이 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불안할 때 가만히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떠올라 더욱 불안해진다. 이럴 땐 이 같은 생각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좋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잡생각이 꼬리를 물어 괴롭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럴 땐 어떻게 시간을 소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설거지 혹은 방청소라도 하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조언한다. 여기에 최근 국제과학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오스트레일리아 RMIT 대학교의 연구에 의하면 설거지 등의 단순 작업보다 더욱 좋은 방법은 의미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하면 심리적으로 더욱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

이 연구에 참여한 실험참가자 95명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전후로 불안감, 공포감, 외로움, 우울감, 울음, 유쾌함, 만족스러움, 웃음 등에 대한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에 응했다.

또한 거리두기 전과 후,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는데 시간들을 할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했다. 바깥활동,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에서의 대화, 육아, 집안일, 업무, TV 보기, 책읽기, 창의적 활동, 빈둥대기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한, 각 활동에 대해 실험참가자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도 답했다.

실험참가자들의 답변 내용을 분석한 결과, 자신이 의미 있다고 느끼는 활동을 할 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반면, 중요하지 않은 단순 업무로 바쁘게 보낼 때는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 모두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일별하면, 단순 작업으로 바쁘게 보내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처럼 보인다. 울 일도 많지만, 웃을 일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연구팀의 생각은 다르다. 연구팀은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모두 증가했다는 것은 실험참가자의 감정이 불안정한 상태라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다.

반면, 의미 있는 활동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을 모두 감소시켰다는 의미는 실험참가자의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좀 더 차분하고 안정적인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단순히 바쁘게 보내는 것만으로는 팬데믹 시기 불안한 감정을 추스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보다는 독서, 운동, 취미생활 등 본인이 느낄 때 보다 의미 있다고 느끼는 활동을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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