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암 진단 충격.. 어떤 준비를 할까 [김용의 헬스앤]

암 환자가 끝까지 의지하는 사람은 가족이다. 우울감을 표출하는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투병 의지를 북돋아주는 등 가족은 ‘심리 치료사’ 역할을 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족이 갑작스럽게 암 진단을 받으면 충격이 크다. 요즘은 암도 만성질환처럼 돼서 과거처럼 곧바로 ‘죽음’을 떠올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암은 여전히 환자 본인 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 신체적, 정신적인 충격파를 던지는 무서운 병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암 환자가 됐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당황하지 않고 매뉴얼처럼 준비하면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고 가족 전체에 미치는 충격을 덜 수 있다.

1. 초기 암? “1기 암도 암입니다”

‘암’이라는 병명이 환자에게 주는 심리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정상인은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의 동요가 일어난다. 비교적 일찍 발견한 1기, 2기 암이라 해도 암은 암이다. 먼저 충격을 받은 환자에게 위로와 희망을 얘기해야 한다. 초기 암 환자에게는 “하늘이 도왔다.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정기 검진한 노력 덕분이다”라는 말을 건네는 게 좋다.

문제는 암이 주위 장기까지 침범해 전이가 일어난 경우다. 주로 4기, 말기 암이 해당하는데 암 환자에게 ‘전이’라는 단어는 엄청난 공포로 다가온다. 비로소 환자는 절망을 느끼고 죽음을 떠올린다. 하지만 말기 암 환자라도 100% 사망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비관적인 경우라도 살아남는 사람이 있다. 가족들은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고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희망을 강조해야 한다. 환자가 끝까지 심적으로 의지하는 사람은 가족이다.

2.  “왜 하필 내가..” 환자의 심리적 동요 이해해야

암 진단 직후 대부분의 환자는 다음과 같은 심리 상태를 차례로 겪게 된다(대한암협회 자료). 첫째, 부정의 심리다. 의사의 진단이 잘못됐을 것이라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다닌다. 둘째, 분노가 치민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병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셋째, 타협에 나선다. ‘곧 자식 결혼인데, 그때까지..’라며 제한적이나마 암을 받아들인다. 넷째, 우울감이 찾아온다. 환자는 슬픔과 침묵에 젖어 가족과도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다섯째, 비로소 치료를 수용한다. 상황을 받아들이고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상황을 받아들인 후에야 진정한 치료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5단계의 과정을 겪는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고, 예후(치료 후의 경과)도 좋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화를 내고 우울감을 표출하는 환자의 심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3. 가족이 판단할 때가 있다.. 의료진과의 소통 중요

암 치료 중에는 환자와 가족이 중요한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를 위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며 방향을 잡아갈 ‘가족 대표’가 필요하다. 환자의 암에 대해 정보를 모으고 의료진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적임자다.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이 느끼는 혼란과 궁금증에 대해 가장 많은 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암의 상태, 치료 방침 및 전망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담당 의료진만이 정확하게 답할 수 있다.

4. 질문 목록 미리 준비… 의료진에게 핵심만 간략하게 질문

의료진과 정확하게 의사 교환을 하려면 어느 정도 암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올바른 의료정보, 환우회 활동, 체험담 등을 통해 환자가 앓고 있는 암에 대해 알고 있으면 의료진에게 질문하고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 의문점이 있으면 의료진이 말해 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질문하는 게 좋다. 진료를 받기 전 질문 목록을 미리 준비해 시간에 쫓기는 의료진에게 핵심을 간략하게 질문하는 게 좋다. 이를 위해 평소 환자의 증상을 관찰하고 꼼꼼하게 기록해 둬야 한다.

5. 현실적인 고민.. 신약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암 치료비에 대해서도 가족끼리 의논해야 한다. 초기-중기 암 환자는 비싼 신약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지만, 늦게 발견한 암은 예상 밖의 치료비가 들 수 있다. 요즘은 수술이 불가능한 말기 암 환자라도 신약으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이 문제다. 건강보험이 안 되는 비급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혈액암협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비급여 항암 치료 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이 99%에 육박했다. 86.5%는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 중단 또는 연기를 고민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항암 신약의 조기 급여화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6. 잘 먹어야 치료 효과 높다.. “고기도 권하세요”

암 환자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암세포가 몸속의 영양분을 빼앗아 가는데다 잇단 항암치료로 인해 체력이 크게 소모된다. 체중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근감소증까지 나타나면 암 치료가 중단될 수도 있다. 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식욕이 감소한다. 하지만 잘 먹어야 체중을 유지하고 힘든 치료 과정을 견딜 수 있다. 질 좋은 단백질 섭취를 위해 생선, 두부, 달걀, 콩류 뿐 아니라 삶은 살코기 위주로 고기도 먹어야 한다. 주위 사람이 암에 좋다고 낯선 식품을 권하는 경우가 있는데, 항암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하는 게 좋다.

7. 나도 혹시? 직계 가족의 유전성 암 검진 필요

암은 5-10%가 가족력이 있다. 위암은 유전성에다 오랫동안 같은 식단을 공유해 가족 중 2명 이상의 환자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대장암, 유방암도 개인차가 크지만 최대 10%가 유전성 암이다. 치료가 힘든 췌장암의 경우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등 3대에 걸쳐 발생한 사례가 있다. 의료진이나 건강정보를 통해 암의 가족력을 알아본 뒤 부모, 형제, 자매 등 직계 가족들은 검진을 하는 게 좋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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