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왜 ‘초심’을 좋아하나?

‘21세기의 문맹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말이다. 평생학습의 시대로 일컬어지는 21세기, 어른이 되어서도 배움은 선택 아닌 필수로 생각해야 할 이유다.

문제는 새로운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이 나이들면서 감소한다는 것. 하지만 특정한 유형의 사고방식을 이용하면 성인의 효과적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초보자 마음가짐’을 갖는 것.

BBC 온라인판에 의하면 인지기능의 강화를 돕는 평생학습의 키워도로 ‘초보자 마음가짐’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저널리스트 톰 밴더빌트는 40대 후반부터 체스, 노래, 그림, 서핑, 저글링 등 다양한 기술을 배우는 자신의 여정과 최첨단 과학을 결합한 저서 ‘초보자’를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성인이 된 뒤 어떻게 하면 잘 배울 수 있는가, 그리고 ‘초보자 마음가짐’이 우리 삶에 가져다줄 수 있는 이점 등을 다루고 있다.

그는 “우리 자신의 능력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성인이 되면 아이들처럼 쉽게 새 기술을 흡수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뇌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 스스로를 재결합시키는 능력인 ‘신경가소성’을 보유하고 있다.

<잘 배우는 방법>

밴더빌트의 연구는 학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 원리를 밝혀냈다. 우선, 우리는 실수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같은 행동을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게 아니라,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생각하면서 보다 분석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의도적 훈련’이라고 부른다. 그는 체스 게임에서 이를 입증했다. 온라인 게임에 숱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전문가의 전략을 연구하고 체스 선생님과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것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다음으로 훈련방법이 다양한지 확인한다.

예를 들어, 저글링을 할 때 물체의 위치를 바꾸거나 던지는 높이를 변화시킨다. 앉아서 혹은 걸으면서 저글링을 시도한다. 한 과학자는 이를 ‘반복 없는 반복’으로 설명했다. 뇌의 학습된 패턴이 더 유연해지고, 예측 불가능한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밴더빌트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배우고 있는 기술을 가르쳐줄 때 가장 잘 배운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가르친다는 것이 관심과 호기심을 배가시키면서 기억의 흔적을 남기는데 도움이 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무엇을 배우든지 누군가와 그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유능한 전문가들을 관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초보자를 지켜보는 것도 배움에 유용할 수 있다는 것. 남들이 어떤 점을 제대로 하고 어떤 점을 잘못 하는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왜’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는 이점이 많다. 그 중 노화에 따른 정신적 쇠퇴의 일부를 상쇄할 수 있는 장기적인 뇌 변화가 포함된다. 58~86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스페인어, 음악, 작곡, 그림 등을 수강했다. 몇 달이 지난 뒤 참가자들은 각 과목에서 실력이 늘었을 뿐만 아니라, 인지 테스트에서 자신들보다 30세 가량 젊은 사람들과 맞먹는 두드러진 인지능력 향상을 보여주었다.

밴더빌트에 의하면 이같은 이점은 특정 전문분야에 집중하기 보다 이것저것 배우면서 얻을 수 있다. 흔히 한 우물을 파지 않으면 가볍게 취급받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영원한 초보자가  되는 것이 한 가지 능력의 달인보다 훨씬 날카로운 뇌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라톤만 연습하기 보다 다양한 고강도 인터벌 운동을 시도한다. 새 기술을 배우기 시작할 때마다 우리는 새롭게 재구성된다. 뇌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평생 다양한 관심사를 추구하는 것은 창의력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들을 보면 동료 과학자들에 비해 음악, 춤, 시각 예술, 창조적 글쓰기와 같은 예술적 활동을 즐겼을 가능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면 좌절과 실패의 순간이 있기 마련. 하지만 이러한 경험은 전체 과정에서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밴더빌트는 이를 ‘자신의 안일함’에 대한 반가운 변화로 받아들였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수확인 셈이다. 실제로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지적인 겸손함, 즉 지식의 한계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의 사고와 의사결정능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세기의 급변하는 세계, 선입견을 재고하고 새로운 사고방식에 마음을 열 수 있는 능력은 갈수록 중요해질 터이다. 단순한 즐거움이든 전문 기술의 향상이든 모든 배움의 여정에 ‘초보자 마음가짐’을 배양하는 것은 뇌를 젊고 강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보현 기자 togethe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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