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전문가의 경고 “동물 코로나 감염, 변종 늘릴 것”

[사진=Ирина Мещерякова/gettyimagesbank]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한 동물원에서 고릴라 3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고릴라들은 회복했으나, 다양한 동물종으로 감염이 확산되면서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고릴라 감염 전에는 고양이, 개, 호랑이, 밍크, 페럿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바 있다.

동물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처럼 거리낌 없이 감염 범위를 확산시켜 나간다면, 돌연변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 새로운 변이체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겨울은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발생했다. 거기엔 영국, 남아공, 브라질 등에서 새로 등장한 코로나19 변이체의 역할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쉽게 전파되고, 특히 남아공과 브라질 변이체는 백신의 효과까지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동물들로 확산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또 다른 변이체가 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변이체를 추적하듯 동물을 대상으로도 이 같은 추적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것. 감염병 전문가인 조나단 엡스타인 박사는 ABC 뉴스를 통해 “바이러스는 박쥐와 같은 야생에서 시작돼 사람에게 옮겨왔다”며 “바이러스에 취약한 또 다른 많은 동물종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람의 거주 공간에서 사용한 물이 하수로 흘러들어가기 쉬운 야생지역 혹은 사람과의 직접적인 접촉 빈도가 높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우선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밍크는 덴마크,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이탈리아, 미국 등 6개국에서 털가죽을 사용할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 사람과의 접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농장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많은 밍크들이 밀접 접촉하고 있었다는 점도 감염 확산을 빠르게 일으킨 원인이었다.

그나마 이 같은 동물 농장이나 동물원은 관리가 가능하다. 한정된 공간에 갇힌 동물들을 검사하고, 필요에 따라 살처분을 하기도 하고, 소독을 실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생으로 감염이 확산될 땐 상황이 달라진다. 사람의 통제 영역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밍크 농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이미 야생 밍크에게도 전파됐다는 점을 확인했다. 인간을 통해 야생으로 전파된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형태로 다시 인간에게 돌아올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동물 농장과 동물원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야생동물에서의 샘플 채취와 진단 검사, 동물 대상으로 설계한 적절한 치료법 등이 구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수 공통으로 감염되는 감염병인 만큼, 동물 감염을 차단하는 일은 사람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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