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다운을 ‘외상 후 성장’의 기회로
‘브리티시 정신 의학 저널’에 실린 이 연구는 팬데믹과 관련된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따라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영국의 바스 대학과 포르투갈의 리스본 대학의 연구팀이 진행한 새로운 연구는 일상의 회전목마에서 벗어나도록 강요받는 록다운의 예기치 못한 이점을 주목한다. 이는 시련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석 저자인 바스 대학 폴 스탤러드 교수는 “팬데믹의 부정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 조사에서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88.6%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많은 응답자들이 록다운으로 인해 삶을 더 조용히, 더 느리게 살아가면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들려주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영국과 포르투갈에서 모두 385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지를 통해 결론을 도출했다. 대부분 응답자는 핵가족 어머니들이었다. 이들이 보살피는 아이들 연령대는 6~16세였고, 설문지는 지난해 5월 1일~6월 27일 작성됐다.
응답자들이 평소의 분주한 생활을 중단한 뒤 확인한 개인적 성장의 영역은 대략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48%에 이르는 응답자들이 가족에 대해 새롭게 고마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들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친밀한 관계가 생겨나고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들의 생활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했다.
둘째, 참여자 중 22%는 삶의 속도가 강제로 줄어든 상황에 대해 ‘개인적 가치를 재평가하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고 답했다. ‘작은 즐거움의 재발견’을 되찾은 것. 이들은 ‘슬로우 라이프로 변했다’는 응답과 함께, 더 적은 스트레스와 더 건강한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셋째, 정신적인 성장, 근본적이고 실존적인 질문을 고려할 시간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응답자들은 정신적 재충전과 더불어 타인에 대한 더 친절한 태도와 보다 강한 공동체 의식이 생겨났다고 답했다. 도로에 차들이 줄어든 데 따른 긍정적 환경적 이점도 언급했다.
넷째, 응답자 중 11%는 팬데믹이 그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이끌었다고 답했다. 이들은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원격 학습하는 자녀들을 지도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점을 반겼다.
스탤러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팬데믹 록다운에서 긍정적 경험을 찾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나은 정신적 행복을 느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together@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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