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되는 음식이 있다? (연구)

[사진=JV_LJS/gettyimagebank]
여기서 ‘중독’은 맛이 좋아 자주 먹게 된다는 수사법이 아니다. 끊기 어려워 과식하게 되고, 그래서 비만에 이르는 걸 의미한다. 감자 칩, 아이스크림 등 고가공 식품들이 그렇다는 혐의를 받는다.

미국 ‘뉴욕 타임스’가 고가공 식품의 중독에 관한 두 학자의 논쟁을 소개했다. ‘중독된다’는 쪽은 미시간 대학교 애쉴리 기어하트 교수. 반대하는 이는 독일 뒤스부르크-에센 대학교 요하네스 헤베브란트 박사다.

◆중독된다 = 식탐, 자제력 상실, 끊어야 한다는 죄책감 등이 중독의 징후다. 500명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그런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피자, 초콜릿, 감자 칩, 쿠키, 아이스크림,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등이다. 이런 고가공 음식들은 집밥보다 더 빠르게 흡수되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한다.

이런 음식들의 공통점은 과도한 지방과 정제 탄수화물이 동시에 있다는 것. 기어하트 교수에 따르면 자연 상태의 음식에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함유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연식을 먹으면 과식하는 경우가 드문 이유다.

기어하트 교수는 “고가공 식품은 충동적인 욕구와 문제적 행동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담배, 술과 마찬가지로 중독적”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연구에 따르면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이 먹게 될뿐더러 금단 현상이 생기는 것까지 비슷하다.

◆중독은 아니다 = 헤베브란드 박사는 고가공 식품이 유혹적이긴 하지만 마음의 상태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중독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입장. 흡연과 음주 등은 중추 신경계에 작용해 행위 전후의 마음 상태를 바꾸지만, 고가공 식품은 아니란 것이다.

그는 담배의 니코틴, 술의 알코올처럼 중독을 유발하는 특정 화학 성분을 식품에서 지목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실제로 고도 비만에 이른 사람들은 특정 음식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과식하는 성향이 있다.

그는 과식과 비만을 유도하는 것은 중독이 아니라 식품 기업의 과도한 마케팅 탓이라고 지적했다. 매년 2만여 개의 신제품을 쏟아내며 소비자들을 현혹한다는 것. 또 현대인 대부분은 고가공 식품을 거의 매일 소비하고 있지만, 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도 반론의 근거로 꼽았다.

이 논쟁(The concept of “food addiction” helps inform the understanding of overeating and obesity: NO)은 ‘미국 임상 영양학 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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