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헬스리서치] ‘1000세 시대’ 주장하는 과학자들, 그 근거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암과 심장질환, 당뇨병, 치매 등의 질환을 근절하기 위한 연구에 매년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다. 하지만 모든 질병에 대한 치료법을 발견한다고 해도 그것은 인간의 숙명인 죽음을 피하게 할 수는 없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유행병 및 생물통계학과 교수인 제이 올샨스키 박사는 ‘웹 엠디’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죽는 것은 노화를 멈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일부 과학자들은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투자금을 발판으로 인간의 분자 생체시계를 역설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단순히 사람을 죽게 하는 질병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죽음 자체를 막는 것이다. 미국의 생물의학자인 오브리 드 그레이 박사는 인간이 1000살까지 살 수 있다는 주장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미래에 어떤 약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수명에 대한 제한이 없다고 믿는다. 노화에 제동을 거는 방법에 관한 연구를 후원하는 연구 재단(SENS)의 최고 과학 책임자 겸 공동 설립자인 드 그레이 박사는 “인간이 얼마나 오래 건강하게 사는지에 대한 한계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의 견해는 이론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게 아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불멸의 해파리’로 불리는 투리토프시스 도르니이(작은보호탑해파리)를 연구해 오고 있다. 이 해파리는 위험이나 기아 상태에 처했을 때 성인기에서 폴립 단계로 되돌아감으로써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투리포프시스 도르니이는 알로 태어나 유생의 단계를 거쳐 폴립으로 성장한 뒤 그 폴립이 모여 성체를 이룬다. 그런데 성체 상태로 노화되어 죽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폴립 상태로 돌변시킨 뒤 다시 성체를 이루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불멸의 존재에 대한 다른 단서들도 있다. 어떤 바다 조개는 500년 이상 살 수 있다. 그리고 바닷가재는 젊음의 효소를 무한정으로 비축한다.

인간 중에서는 ‘슈퍼 에이저’가 연구 대상이다. 시간을 거스른 사람들로 불리는 슈퍼 에이저는 예외적으로 오래 살 뿐만 아니라 동년배들을 괴롭히는 만성질환 없이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 나쁜 습관들을 갖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체적, 정신적 질환 없이 건강하게 80세 이상 장수를 누린다. 올샨스키 박사는 “슈퍼 에이저들은 정신건강에 어떤 손상도 없이 80세를 넘기며 나머지 신체도 평균 80세 이상의 신체보다 더 잘 기능한다”고 말한다.

95~112세까지 산 슈퍼 에이저들은 평균 수명을 사는 사람들보다 최대 24년 늦게 암, 심장병, 당뇨병, 골다공증, 뇌졸중 등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샨스키 박사는 “슈퍼 에이저들의 게놈(유전체) 안에 비밀이 있을 것”이라며 “감속된 노화의 비밀이 들어있는 이들의 DNA를 모방함으로써 유전자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노화를 치료하는 것은 개별적인 질병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더 큰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어떤 질병이라도 간신히 피한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노년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약물 개발을 통해 노화를 예방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니르 바르질라이 박사는 노화가 예방 가능한 것임을 입증하고자 하는 연구를 이끌고 있다. 바르질라이 박사는 “이 연구는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도 노화 방지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마리로 계획된 것”이라며 “노화가 예방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과학자들은 세포 노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의학적 용어는 노쇠다. DNA 손상과 스트레스로 인해 세포는 악화되고 결국 증식을 멈추지만 죽지는 않는다. 이런 둔화 증상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전자는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아지며, 이로 인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신체에 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버둥거리게 된다.

그것은 세포를 손상시키고, 만성 염증을 유발해 당뇨병,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그리고 다른 많은 질병에 영향을 미친다. 노화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이러한 노년기 세포의 비축량이 증가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렇게 쌓이는 잔해를 씻어내는 것이 노화를 방지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드 그레이 박사는 그것이 약으로 행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이러한 치료법이 실제로 세포 손상을 치료할 것”이라며 “생체시계를 재설정하거나 뒤로 돌려서 신체의 손상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암 치료제와 항산화제를 결합한 노년기 세포 제거 연구와 산소 요법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바르질라이 박사는 “메트포르민 임상 시험이 성공하면 인간의 노화를 막거나 되돌릴 수 있는 신약의 물결에 수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 그레이 박사는 “2100년에 태어나는 사람은 기대수명이 5000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에 비하면 바르질라이 박사의 예측은 기대수명에서 30~40년 많은 것이다. 그는 “기대수명이 80세일 때 이 보다 35년을 더 사는 게 달성하기 더 쉬운 목표”라며 “하지만 나도 인간 수명에 고정된 한계가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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