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설날”…특히 더 외로운 사람은? (연구)

[사진=MajaMitrovic/gettyimagesbank]
설 명절하면 가족과 일가친지들이 모여 북적대는 모습이 떠오르지만, 올해는 고요하고 적적한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로 가족끼리 단출한 시간을 보내거나,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외롭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특히 개인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여성보다 남성, 나이가 든 사람보다 젊은 사람이 더 쓸쓸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 연구팀이 전 세계 16~99세 사이 4만 6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글로벌 연구 결과다.

이 연구에 의하면 영국이나 미국처럼 개인주의 문화가 짙은 국가와 중국이나 브라질처럼 공동체를 중시하는 국가는 외로움을 크게 느끼는 주체가 서로 다르다.

연구를 주도한 영국 엑서터대학교 마누엘라 바레토 교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예측하는 것과 달리, 외로움은 나이든 사람들에게 한정된 고충이 아니”라며 “심지어 젊은 사람들이 더 큰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외로움은 자신의 대인관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받을 때 일어난다. 즉, 개인주의 국가에서 젊은 사람들이 더 외로움을 느낀다는 의미는 나이 든 사람들보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대인관계를 박하게 평가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별 기준으로는 여성이 더 외로움을 잘 느낄 것 같지만 이것 역시도 편견이다. 일반적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이 외로움을 느낄 때 나약하다는 낙인이 찍히기 쉽다. 이로 인해 남성은 외롭다는 사실을 감추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에 의하면 개인주의가 강한 사회에서는 자립적이고 독립적인 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남성들은 특히 더 외로움을 감춰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단, 외로움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해석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문화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는 주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남성이어서 혹은 젊어서 덜 외로울 것이란 판단을 섣불리 내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 생활을 하는 젊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로 설 명절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혼자 쓸쓸한 시간을 보낼 확률이 높다. 테크놀로지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지만 이는 대인관계의 ‘확장’이라기보다 ‘대체물’이라는 점에서 외로움을 경감시키는 효과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빈도가 커진다고 해서 노인들의 외로움 역시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사회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줄고, 신체활동에 제한이 생기기 때문에 심각하면 고독사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따라서 팬데믹 기간,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는 연락을 취해보는 것이 좋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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