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유발하는 ‘단톡방’, 어떻게 대처할까?

[사진=JV_I010/gettyimagesbank]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과 외출이 제한되면서 모바일 메신저에서 단체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늘었다. 흔히 ‘단톡’이라고 부르는 그룹 채팅이 활성화된 것. 단톡은 고립된 상황에 있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연결의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단톡으로 스트레스 받는 사례도 급증했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모바일 메신저는 역으로 북적거린다. 날마다 문자 메시지가 쌓여가는 탓에 ‘사회적 과부하’가 골칫거리로 등장한 셈. BBC 온라인판에서는 모바일 메신저의 단톡방 문자 메시지가 유발하는 스트레스와 대처방법을 소개했다.

소통의 부채

팬데믹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메신저 앱을 사용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사람들은 이메일보다 편하고 즉각적인 문자메시지를 선호한다. 지난해 3월 말 왓츠앱은 사용자 수가 40%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9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팬데믹 기간 중 모든 종류의 디지털 통신 사용이 증가했고 특히 문자 메시지 사용이 43% 급증했다.

모바일 메신저의 단톡방은 참여하는 자체가 즉각성과 친밀감을 제공한다. 같은 이유로 스트레스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스탠포드대 정신과 의사 엘리아스 아부자우드 씨는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읽고 싶은 충동과 온라인 문화에서 기대하는 것, 즉각 반응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라고 말한다. 문자 메시지를 받은 즉시 답을 못하면 대화에 뒤쳐지거나 온라인 통신의 주요 규칙을 어겼다는 느낌을 받는 것.

어느 순간 단톡방에 쌓인 문자메시지를 읽는 것 자체가 업무용 이메일을 챙기는 것처럼 번거롭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인터넷연구소 선임연구원 버니 호건 씨는 “그때그때 메시지를 순차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 엄청난 소통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고 설명한다.

팬데믹 이전에는 메시지나 대화를 놓치면 바쁜 일상을 핑계 댈 수 있었다. 피곤하거나 마음이 내키지 않을 때는 적당히 설명할 수 있었다. 지금은 사회 활동에 대한 선택권이 줄어든 만큼, 생활 속에서 그룹 채팅의 역할이 커졌다. 문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문자메시지가 빠르게 쌓여간다는 것. 하던 일을 멈추고 실시간 읽기와 응답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만큼.

불안의 ‘파블로프 반응’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장시간 사용이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다. 팬데믹 탓에 통신기술 이용이 급증한 요즘, 단톡 문자메시지의 급증은 우리의 인지적 부담도 가중시킬 수 있다.

양도 문제지만 단톡에 올라온 암울한 뉴스가 심리적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공유하는 코로나 관련 소식을 반겼을지도 모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동안 불안감을 자극하는 부정적인 뉴스 업데이트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1대1 메시지와 달리 단톡방에서는 불안감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특징.

문자메시지의 알림도 신경에 거슬린다.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놔도 불안하다. 미국심리학협회 의료혁신 책임자 베일리 라이트 씨는 “거의 파블로프 반응과 같이 특정 신호를 인지하면 바로 불안감이 촉발된다”고 말한다.

빠져나오는 선택

채팅할 때 즉시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변명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정신적 평온함을 지키기 위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행동하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떤 이유로든 그룹 채팅을 유지하는데 과중한 부담을 느낀다면 잠시 단톡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부 사람들이 감정을 상할 수 있지만 경계선을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단톡 피로증을 해소하는데 전화가 도움이 된다. 그룹 채팅보다 전화로 통화하는 것이 깊이있고 집중적인 의사소통에 효과적이다. 단톡방은 빠른 업데이트나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공유하는데 유용하지만, 삶의 중요한 부분을 공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 나누는 것은 적절한 공감과 상대방의 감정을 조율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대화하고 싶을 때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야 한다. 그룹 채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탄탄한 우정을 가진 친구라면 분명 이해할 것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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