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집 아이, 약지가 길다? (연구)

[사진=AJ_Watt/gettyimagesbank]
지금껏 나온 검지와 약지의 비율에 관한 연구는 1,400건이 넘는다. 약지가 더 길면 남성성이, 검지가 길면 여성성이 강하다는 식의 결론이 많다. 이번엔 부모의 경제력과 자식의 검지/약지 비율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스완지 대학교 등 연구진은 공영방송 BBC가 인터넷에서 실시한 온라인 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검지와 약지의 길이, 그리고 부모의 소득 수준에 관한 조사였다. 200개국에서 25만여 명이 제출한 데이터였다.

소득이 평균보다 높은 부모가 낳은 아이들은 검지/약지 비율이 낮았다. 즉, 약지가 검지보다 상대적으로 길었다. 반대로 평균보다 소득이 낮은 부모가 낳은 아이들은 검지가 약지보다 길었다.

연구진은 임신부가 분비하는 성호르몬의 비율이 달라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가 자궁에 머물던 시절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비율이 높았다면 성별과 관계없이 약지가 더 긴 남성향 태아로, 여성 호른몬(에스트로겐)이 더 많았다면 검지가 긴 여성향 태아로 자란다는 것.

존 매닝 교수는 “고소득 산모는 임신 초기 에스트로겐보다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상대적으로 많아 태아의 남성성이 강해진다”면서 “진화적인 반응으로 임신부가 의식하거나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 현상은 태아의 성별과 무관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남성호르몬이 많은 부유한 엄마가 낳은 딸은 아들보다 불리할 수 있다. 그러나 진화와 번식의 측면만 고려한다면 아들이 취하는 장점이 딸의 불리함을 압도하며 반대의 경우 딸의 장점이 아들의 불리함을 상쇄한다.

트리버스 윌라드 가설과도 맞아떨어지는 대목이다. 여유가 있을 때는 딸보다 아들에게, 반대의 경우 아들보다 딸에게 투자하는 게 유전자 전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내용이다. 즉, 강한 수컷이 더 많은 암컷을 차지하는 게 ‘자연의 법칙’인 만큼 부모로서는 자손 생산이 제한된 딸보다는 아들을 생산해 강한 수컷으로 키우는 게 번식에 유리하다. 반대로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 땐 다른 수컷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아들보다는 번식 경쟁이 덜한 딸을 낳는 쪽이 더 효율적이다.

이 연구(Parental income inequality and children’s digit ratio (2D:4D): a ‘Trivers-Willard’ effect on prenatal androgenization?)는 케임브리지 대학이 출간하는 ‘저널 오브 바이오소셜 사이언스( Journal of Biosocial Sciences)’에 실렸다.

이용재 기자 youngchaey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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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댓글
  1. 박형용사

    근데 스웨덴의 연구에 의하면 직장을 다니는 여성이 남성호르몬 농도가 더 높다는 것이 있어서, 남성 호르몬과 경쟁심이 관계되어있기에 여성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요. 부유한 집안 사람들은 권력, 지배력과 관계되어 있어서 경쟁력, 지배력 성향이 필요하고요. 아들을 덜 놓기 위한 거라면 ‘딸’의 남성 호르몬 농도를 높이는 게 아니라 딸이 ‘덜 태어나게 하는’ 매커니즘이 발달되었어야죠.

  2. 박형용사

    아들을 덜 놓기 위한 → 아들을 더 놓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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