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치질이 오래되면 대장암을 일으킬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로 인한 ‘집콕’으로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되어 치질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변비와 치질은 대장, 항문과 관련이 있어 대장암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 변비가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을까? 치질을 오래 앓으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질까? 변비, 치질과 대장암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자.

◆ 한 해에 대장암 신규 환자 2만8천여 명 쏟아진다

2020년 12월 발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대장암을 확진받아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이 26만 5291명(2018년 기준)이나 된다. 신규 환자만 2만7909명으로 매년 3만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새롭게 발생한다. 동물성 지방 섭취가 늘어나면서 대장암이 현재 암 발생 1위인 위암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변비가 대장암을 유발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얘기하면 변비는 대장암의 주요 증상이지만, 변비 때문에 대장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변비가 심하면 대변이 장 내에 오랫동안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대변의 독성물질도 늘어나고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시간도 길어져 대장암의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설이 오랫동안 전해져 왔다.

국립암센터-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뤄진 많은 연구를 살펴본 결과 이러한 변비의 대장암 유발설은 입증되지 못했다. 최근에는 이와 반대되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변비는 항문 주위 질환(치핵, 치열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몸에서 빠져나가야 할 노폐물인 대변을 오랜 시간 대장 내에 지니고 있는 것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과일이나 채소,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 변비를 예방해야 한다.

변비는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어 체내에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생길 수 있다. 또 바빠서 배변 욕구를 반복적으로 억제할 경우 생리적인 배변 반사가 소실되어 변비로 나타날 수 있다. 선천적인 요인은 매우 드물지만 대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대장 벽에 정상적으로 존재해야 할 신경세포가 적으면 장 운동이 감소해 변비가 발생한다.

◆ “치질을 오래 앓으면 대장암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결론을 먼저 말하면 치질(치핵, 치열, 치루 등)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없던 치질이 갑자기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 대장암의 종류인 직장암의 증상일 수 있다. 직장암이 커지면서 항문 주변의 울혈(혈액이 고이게 되는 증세)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검사를 통해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치질은 항문에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치질로 알려진 질환의 대부분은 치핵으로, 항문 주변의 정맥이 울혈로 인해 부풀고 늘어져서 혹과 같이 된 것이다. 항문의 점막이 찢어지면 치열이라 부른다. 항문이나 직장의 고름집이 터지면서 샛길이 생겨 고름이나 변이 새면 치루로 분류한다.

치질의 주된 증상인 배변 시의 불편한 느낌과 출혈, 변이 남아 있는 느낌 등은 직장암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보일 때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항문에 생긴 암을 지레짐작으로 치핵으로 여겨서 간과하거나 직장암과 치질이 같이 있는데도 치질만 치료하고 암은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특히 대장암 유전이 있는 사람이  치질이 의심되는 경우 암 검사를 함께 받아 볼 필요가 있다.

◆ 대장암의 주요 증상은?

갑자기 변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변 보는 횟수가 바뀌는 등 배변 습관의 변화가 생긴다. 설사, 변비 또는 배변 후 변이 남은 듯한 느낌이 든다. 선홍색이나 검붉은색의 혈변이나 끈적한 점액변, 예전보다 가늘어진 변을 누게 된다. 복통 등 복부 불편감, 체중이나 근력의 감소,  피로감, 식욕 부진-소화 불량-오심과 구토,  복부에서 덩어리 같은 것이 만져진다. 하지만 대장암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50세 이상은 국가암검진사업에 따라 무료 대변검사를 통해 대장암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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